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단편영화 <유명산장> 옥자연 배우 인터뷰

<유명산장>을 처음 볼 때, 쉴 새 없이 무능한 남편을 향해 불만공세를 내뿜어 폭발직전의 오프닝을 장식하며 그 불안한 부부 관계에서 똑같이 불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산장을 무대로 살인과 범죄에 휘말리며 어둡고 절망적이지만 그래도 자기 주관과 의욕을 포기하지 않는, 마치 <블러드 심플>의 프란시스 맥도먼드나 <에이리언> 시리즈의 시고니 위버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난 옥자연 배우는 밝고 사교적이며 아직 순수한 감성을 간직하고 있어 보는 순간 향기를 내뿜는 같은 소녀와 같은 인상으로 만났다. 물론 배우가 영화에서와 현실에서의 성격이 당연히 같을리 없고 그 차이가 천차만별인 점은 여러 배우들을 만나면서 당연히 익혀 왔지만, <유명산장>에서의 현주 캐릭터가 너무 강렬해서였을까? 처음 옥자연 배우를 만나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의 성격을 받아들이는데 쉽지가 않았다. 사실 인터뷰하는 과정에서도, 냉정하게 얘기하면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해 나가면 좋을지 고민될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명확한 답변을 주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중간 중간 말을 멈추는 사이도 잦았고 다시 생각에 잠겨 대답할 말을 정리해보기도 하였다. 이 역시도 그간의 인터뷰에서 많은 배우들이 머릿속으로 과학자처럼 분석하여 연기하기보다는 마음으로 그 인물의 내면을 상상해내 본능적으로 연기한 경우가 많았듯이, 어쩌면 <유명산장>에서 삶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친 최악의 상황에서 발버둥치는 현주를 연기하려 면은 역시 분석보다는 본능에 의지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었을 거라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만 그 적은 단편적인 대답들에서도 세세한 디테일이 묻어 나오고 있었으며 나 역시 본능적으로 그녀 역시 깊은 철학을 지녔으며 이를 열정적으로 풀어내 이야기해주려고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이 이 단편을 넘어 최근에는 거장 감독들의 단편에도 출연하면서 활동을 넓힐 수 있게 된 발동력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순수하면서 도발적이며, 아름다우면서도 어두우며, 내성적인 듯하지만 깊은 생각을 가진 이 배우가 또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계속 기대해 본다.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인터뷰 보기  https://bit.ly/2OElBMQ


매거진의 이전글 단편영화 - 리뎀션 ,Redemption (20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