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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 <404호> 조지훈 감독님 인터뷰

영화 속에서 여관부터 호텔은 항상 미스터리한 장소로 등장한다. 초현실과 현실을 연결하는 환상과 공포의 장소로 쓰이기도 하고, 사면에 몰려 갇혀 있거나 새로움을 경헌하게 되는 인물 내면의 세계를 상징하는 공간으로도 묘사되기도 한다. 호텔 영화의 고전 <샤이닝>부터  <바톤 핑크>, <포룸>, 최근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까지의 영화들이 모두 이를 증명해주는 독특한 ‘호텔 영화’들이다. 이번 단편 <404호>도 (비록 여관이지만, 똑같이 숙박업소로서)우리나라 식의 ‘호텔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발한 단편이었다. 물론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중간지점이라는 점에서 <샤이닝>이나 <1408>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 두 공간들이 저승세계, 초자연세계의 위협과 침입을 그린 공포의 공간으로 묘사된 반면, <404호>는 소생과 휴머니티를 꿈꾸는 희망의 방으로 묘사되어 있다. 물론 그 희망에도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바깥 현실에 대한 불안이 내재되 있기도 하지만. 이 기발한 공간과 세계관을 창조해낸 조지훈 감독은 처음에는 그동안 만난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면을 보였지만 더 대화해 나가면서 나와 같은 키덜트형임을 알 수 있었다. 무슨 뜻이냐 하면, 대다수 감독들이 지적인 주제의식나 미학적 양식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며 영화를 논문처럼 꾸려나가려 하는 것과 달리, 조지훈 감독은 자신은 물론 관객을 즐겁게 해주고 울리고 또 두렵게 해주는 보다 장르적이며 대중적인 스토텔링을 추구하는 감독이었다. 이 역시 현대 영화감독들이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최근 국내외 젊은 감독들이 첫 영화에서부터 지적인 게임이나 맨눈으로 보기 힘겨운 사회적 의식들을 자기 의식을 과시하듯 억지로 삽입하고 이를 관객에게도 억지로 보이려고 하는 경향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진지한 사회파 영화든 오락적인 상업영화든 영화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보는 이, 즉 관객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세는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지훈 감독은 그 자세 하나만으로 그가 꿈꾸는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합격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이 젊은 꿈 많은 감독과 때로는 예상치 못한 대답과 아이디어 이야기들을 나누며 더더욱 그 확신을 가지는 동시에 나도 관객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즐겁게 이끌어가는 자세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다. 인터뷰에 임해주는 자세는 묵직하고 푸근한 분위기였지만, 최동훈, 원신연 감독처럼 번뜩이는 소년 혹은 악동 감독들의 새롭고 신나는 오락영화 거장의 길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의심치 않는 그를 응원하는 바이다.  


인터뷰 더 보기 

https://bit.ly/2NHOWV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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