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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포겟 미 낫, Forget Me Not

포겟 미 낫, Forget Me Not (2017) 리뷰

감독 Florine (Kim Nüesch)


최근 정신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아마 2년 전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이 그 행각과 동기에 있어 정신분열, 즉 조헌병 환자냐 아니냐 격렬한 논쟁에서부터 최근 대낮 길거리에서 행인을 일명 ‘묻지마 범죄’ 식으로 살해한 진짜 조헌증 환자 사건으로 발칵 뒤집힌 일이 있었던 데에 이어 몇 년전부터 들려온 연예인들의 공황장애, 우울증 소식까지를 자주 접하게 되서부터라고 생각된다. 사실 그런 현실만큼 정신이상을 소재로 한 영화들 역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중인격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소재로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명작 <싸이코>에서부터 똑같이 조헌병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여 존경받는 수학자가 된 존 내쉬의 전기영화 <뷰티풀 마인드>(론 하워드)까지, 그 전후로 나온 <스파이더>(데이빗 크로넨버그), <피셔킹>(테리 길리엄), 그리고 <미저리>(롭 라이너)에 이르기까지 양으로든 음으로든 정신병과 정신분석은 오랫동안 영화에서 사랑받는 소재들이었다. 그러나 (그나마 정신불열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극찬을 받은 <스파이더>를 제외하고)결국 이런류의 영화들도 딜레마와 비판에 부딫히게 되었다. 너무 극적으로 풀어가다보니, 정신병에 대해 혹은 그 환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나 혹은 그를 영웅이 극복해야 할 난관으로서 비현실적으로 이상화시켰다는 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단편 <포겟 미 낫>은 보다 사실적인 접근으로 이 류의 영화들과 그와 동시에 현실속 정신장애 사람들을 접하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작품이다.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작은 마을. 학교가 끝나고 모든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하교하는 저녁 시간. 두 어린 자매가 귀가하기 위해 엄마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 시간에 엄마는 오지 않고 오랫동안 학교 앞에 기다리고만 만다. 마침내 뒤늦은 시간에 엄마 카렌이 차를 운전해 자매를 데리러 오지만, 집에 가는 길 엄마는 마음 속에 불만이 넘침을 넘어 정서가 불안정한 듯, 직장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고 확실치 않은 이야기를 흥분하며 이야기하기 시작하다가 마음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까지에 대해 알 수 없이 말하다 그를 생각하기 갑자기 기분이 풀어진 듯 난데없이 웃음을 터뜨리는 식으로 중얼거린다. 뒷좌석에서 자매 중 동생 주이는 걱정되는 눈빛으로 언니 사파이어는 불만이 터질 것 같은 표정으로 그런 엄마 카렌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돌아온 세 모녀는 조용히 말없는 저녁식사 자리를 가진다. 화목해 보여야 할 시간에 맛있게 차려진 식탁 찬에도 불구하고 세 모녀 가족의 관계는 역시 불안해 보이기만 한다. 그러다 마침내 사파이어가 “좀 정상적이면 안돼?”냐며 엄마에게 따진다. 자기 딸까지 자신에 대한 불만을 토하자, 카렌은 신경질적으로 딸의 저녁상을 치워버린다. 한창 신경 안쓰이는 척하며 조용히 식사하던 동생 주이의 표정도 다시 울상이 된다. 불안하던 엄마의 분노가 터져 나와 분위기가 안 좋던 그 찰나, 카렌은 골판지로 만든 왕관을 쓰고 장난감 검을 찬채 장난스런 행진 걸음으로 등장한다. 걱정어리던 딸들의 표정에서 곧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자신 때문에 속상해하고 걱정해하는 아이들, 특히 큰 딸 사파이어를 위해 카렌은 그녀를 여왕으로 제위시키며 전화까지 건게 뭐든 주문만 해달라는 아이들 연극을 직접 해주어 보이며 딸들을 즐겁게 해주어 본다.


리뷰 더 보기 https://bit.ly/2DuWF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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