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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 샤또 소비뇽 테러

한 잔의 붉은 포도주를 천천히 음미하는 영화

감각적인, 핏빛, 잔인하지만 잔인하지 않는 그런, 달콤하면서도 쓴맛이 있는 한 잔의 붉은 포도주를 천천히 음미하는 영화


샤또 소비뇽 와인 시리즈는 강렬하고 밝은 루비 빛을 띠며 잘 익은 붉은 과실 향, 스파이시한 향을 참나무통에서 나는 바닐라와 토스트 냄새와 같은 달콤한 향과 함께 느낄 수 있고 중간 바디로 입안에서는 좋은 구조 감을 느낄 수 있고, 실크처럼 부드럽고 잘 익은 탄닌을 가지고 있는 매우 긴 여운 또한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와인이다. 이 영화는 감각적인, 핏빛, 잔인하지만 잔인하지 않은 그런, 달콤하면서도 그 안에 쓴맛이 있는 한 잔의 붉은 포도주를 천천히 음미한 거 같은 영화다.  


영화는 오프닝부터 우릴 당장이라도 보여주는 붉은 포도주 맛이 궁금하게 만든다. 타이틀과 같이 보이는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붉은색. 누군가의 피 같은 진한 붉은 액체가 보이면 그것이 포도주인지 잘 모르는 가운데, 주인공 엄마가 고통스럽게 기침을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샤또 소비뇽 주인공 빈트너의 아들로 그의 엄마는 오랜 지병으로 더는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소년은 아버지에게 바로 전에까지 자신이 보살피다 온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하고 있음을 알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아들의 눈빛에 폭력적인, 잔인한 위험한 감정이 조금씩 차오르는 것을 고요 속에 바라보며 같이 점점 불안해진다. 


이런 가운데 샤또 소비뇽 농장으로 포도주 맛을 보러 온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남녀. 문 닫았다며 돌려보내라는 아버지의 말을 어기고 아들은 손님에게 포도주를 꺼내 시음 시킨다. 아무 생각 없이, 맥주 마시듯 벌컥! 들이키는 남자에게 싫은 소리를 하는 여자. 아들은 손님들에게 와인 포도주 동굴을 보여주겠다며 아래로 데리고 간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자기 본색의 맛을 보여준다. 


와인이 저장된 장소로 내려간 아들과 손님들, 아들은 갑자기 여자의 머릴 무섭게 와인 따개로 가격하고, 여자가 쓰러지자, 남자를 공격하는데, 남자는 필사적으로 저항을 하며 도망친다. 다친 손으로 아들은 도망친 남자를 쫓아가는데, 퍽! 퍽!~~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는 도망친 남자에게 도끼로 내려치고 있다. 당황한 아들에게 동맥을 찾아서 피를 빼라고 한다.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기를 병든 어머니에게 먹이는 아버지. 먹기 싫어하는 엄마에게 아들이 원하는 거니까 먹으라고 한다. 그리고 통 안에 보이는 누군가의 신체의 일부들.      


이 영화는 우리가 즐겨 먹는 발렌타인 와인과 함께 보는 감각적인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는 소름 끼치는 영화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조곤조곤 얌전하게 무슨 말을 꺼낼 때 마다 이상하게도 그의 아버지는 물건을 탕탕 치고, 소년을 노려보며 욕하고, 소리 지른다. 그 때마다 소년의 눈에는 점점 광기가 차오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력성과 잔인함에 대한 반감과 저항이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며 점점 심장을 조금씩 조여온다.

그런 가운데 찾아온 손님은 당장이라도 터질 거 같은, 폭발함에 도화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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