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단편영화 리뷰] THE_N.A.P

끝없는 사건 사고와 작별하는 순간

끝없는 사건 사고와 작별하는 순간 또 다시 보고 픈 #THE_N.A.P


홀린 듯 영화를 다 보고 멍하니 엔딩 크레딧을 보다가 대사 하나가 생각났다.  


"Why so serious?" 


영화 '다크나이트'를 봤다면 누구나 기억하는 조커의 명대사. 갱단 보스의 입에 칼을 넣은 상태로 조커는 총 3번 이 대사를 치는데, 마지막 순간이 압권이다. 입술에서 광대까지 찢어진 흉터가 아버지의 학대 탓이라는 조커의 사연을 진지하게 듣던 객석과 긴장감 넘치는 영화 속 공간 사이 프레임을 무너뜨리듯 "why so serious?", 보스의 입을 찢어버린다.  


장면이 바뀌고 난 뒤에도, 영화가 끝난 후에도 객석의 혼란은 잦아들지 않는다. 지금 뭘 본 거지? 이때까지 한 말이 다 거짓말인 건가 하는 생각의 잔상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 영화를 다시 보거나 조커 캐릭터에 대한 자신만의 분석을 시작한다. 바로 그때 그 감정, 절절한 사연으로 사회에 포섭되기보다 예측 불가한 빌런으로 거듭나길 선택한 조커를 봤을 때의 묘한 희열을 THE N.A.P에서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THE N.A.P(Not A Problem)이라는 제목을 비틀듯 이 영화는 도입부터 결말까지 결코 '문제없지가 않은', 문제투성이인 사건 사고들을 재기 발랄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생선으로 뒤덮인 옷이나 목이 잘린 채로 움직이는 남자 등 현실에서 일어 날리 없는 상황들을 장면마다 녹여내는데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가 있으되 문제가 없다는 지점에서 영화는 이미 재밌지만, 크레딧이 올라갈 때 묘하게 희열을 느꼈던 포인트는 또 다른 지점에 있었다. 


영화리뷰 더 보기

https://bit.ly/38YGxKl

매거진의 이전글 [단편영화 리뷰] 트랩트 Trapped (20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