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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리뷰] 삶의 가장 찬란한 사랑의 화양연화

불꽃 놀이 (2020)


우리의 찬란한 조각, 진짜 삶의 가장 찬란한 사랑의 화양연화



두근두근 심장이 일렁거린다. 또 마음이 뜨겁게 바스러져 내려앉는다. 내게 <해피 투게더>는 그런 또 다른 색깔로 다가온 화양연화 같은 작품이다. 어떤 벽을 뛰어넘어버린 어딘가 분명 있을 진짜 같은 사랑 이야기.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면, 관계가 부서져도 괜찮다. 노력했던, 행복했던 순간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랑은 아름답고 숭고하고 말하는 영화가 여기에 있다.  


학교에서 늘 혼자였던 문호는 자신의 옆 빈자리를 영화로 채우고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 동아리에서 다른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여기던 영화를 좋아한다며 치욱이 문호에게 다가온다. 그렇게 둘은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속에 있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자신의 인생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한 문호는 치욱을 위해 자신이 아끼던 DVD를 주려고 하는 순간, 치욱의 진심을 우연히 듣게 된다. 그렇게 문호는 치욱을 향한 마음을 접을지 말지를 고민하게 된다. 


눈물이 터지는 부분은 여지없이 마음을 때려 눈물이 쏟아지고 홍콩을 가기 위해 대만을 거치던 아휘의 전철역 끝으로 흐르는 <해피 투게더> 엔딩의 OST에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음악을 온전히 귀로 담고 일어섰을 때의 감동이 다시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은 보인다. 내가 사랑을 할 때 늘 을의 관점이었던 기억이 많아서 그랬을까 잘나고 잘 만나고 잘 다니고 있는 문호에게 치욱은 불안해 떠날까 전전긍긍하며 사랑이라 말하며 집착하던 눈빛과 마음이 그저 더 절절하게 영화 속에서 보인다. 문제는 두 사람에게는 맘만 있을 뿐이다. 영화 <해피 투게더> 처럼 적극적인 구애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이 처한 사랑에 대한 환경들이 늘 외로운 건 매한가지라고 여기지만 그럼에도 분명 사랑의 방식은 차이가 있다. 그저 세세하게 배려하고 챙기며 문호를 지키는 치욱의 보면 얼마나 마음을 많이 내어줬길래 저렇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안타까운 맘도 있지만, 행동으로 보이지 않은 것은 영화의 큰 단점이며 장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치욱의 사랑의 성장과 고통이 담긴 영화이다. 사랑에 대한 성장. 그러하기에 영화는 치욱의 감정에 더 녹진한 마음을 준다. 하지만 다 치욱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보듬고 사랑해 준 치욱의 빈자리를 느끼며 문호의 감정을 빠져보면 그래 둘 다 사랑이었다, 진짜 삶의 가장 찬란한 사랑의 화양연화였다고 말할 수 있다. 


불꽃을 누구나 피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불꽃은 사그라진다.


이 영화는 조금 다른 방식의 사랑을 로맨틱하게 담아냈기에 남다른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언제가 종결 질 수밖에 없는 사랑이지만 감독은 그것을 비극의 시선으로 그려내지 않는다. 인연이란 늘 이어져 있음을 확인시켜주면서, 등장하는 문호와 치욱이라는 캐릭터들의 결함이 있고 거친 직업의 소유자들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안쓰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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