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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하면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뱀파이어 동화

비밀 Secret (2020) 로맨틱하면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뱀파이어 동화 

17세의 외롭고 병든 소녀, 최고의 외로운 소년과 사랑을 만나다.

https://youtu.be/xmoDnwEll-Q


영화의 시작은 세상에 불만이 많은 취객에게 다가오는 한 여자를 보여준다.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는 취객에게 여자를 달콤한 육체적 쾌락을 제공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이 영화가 결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소녀 정서하를 지켜보는 소년 강산해가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소녀가 다가오고 밤에 보자고 한다. 소녀는 소년에게 첫 키스를 하게 되고, 수줍은 소년은 소년의 첫 키스에 자신 이름을 말한다. 소년은 소녀가 죽을 병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하는 걸 엄마에게 듣고는 그날 이후 소년은 웬일인지 소녀를 피하고, 소녀는 공원에서 오지 않는 소년을 기다리다 돌아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소년

소녀는 병들고 죽어가고, 소년이 찾아온다. 소년은 죽어가는 소녀의 목덜미를 빨고, 그날부터 소녀는 낮에도 건강하게 다닌다. 소년은 방으로 들어온 엄마에게 취객을 죽인 사람이 엄마 맞지? 하고 엄마는 난 그에게 원하는 쾌락을 주었다고 말한다. 밤에 다른 남자 앞에서 춤을 추던 소녀는 남자를 끌고 가고, 걸어가는 소년의 뒤에 남자의 비명이 들리고, 한적한 숲 속에서 피를 흘리며 송곳니를 드러내는 소녀의 뱀파이어 된 모습이 보인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하면 갈증이다. 목 마름이다. 갈망이다. 원하는 거다.

영화 속 등장하는 소녀와 소년, 소년의 엄마, 취객 모든 인물이 그들만의 원하는 걸 이루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갈망한다고 원한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사람을 죽게 한다던가, 누군가를 원하지 않는 뱀파이어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이 영화는 공포영화 장르를 따라가지 않고 로맨스 영화에 더 가깝다. 이 영화는 익숙한 공원의 일어날 수 있는, 스산하지만 어딘가 슬픈 음악이 잘 어우러진 로맨스 영화이자 성장 영화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소녀를 향한 소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지만 동시에 그 사랑에 사로잡혀 버린 소년의 잔혹 동화이기도 하다. 외로운 소년의 순수한 사랑이 잔혹 동화가 되는 이유는 그의 사랑에는 그가 뱀파이어라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년은 뱀파이어지만 다른 매체에서 주로 묘사되는 뱀파이어처럼 강력하고 매혹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어딘가 불쌍하고 처연해 보인다. 자칫하면 진부하며 클리셰적으로 보일 수 있고, 기존에 있던 영화의 시놉시스와 비교될 수도 있었던 작품이다. 그 와중에도 훌륭한 영상미와 더불어 주연 배우들의 열띈 연기가 주제를 진부해 보이지 않도록, 오히려 돋보이도록 만들어져 나름 완성도를 만들어 낸다. 또한, 남성 성과 여성 성의 재 조명, 소위 말하는 젠더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며 여성성은 아직도 영화계에서 남성성의 전유물로써 비춰지고 있는 부분이 감독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은 소극적이며, 남성은 그런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의 역할로써 바추어진다. 마지막 뱀파이어로 변한 소녀가 적극적인 여성으로서의 모습이 배우 분의 연기로 잘 표현된, 맥락적인 서사의 흐름으로 나름 알차게 20분을 알차게 채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소년과 소녀는 행복하게 살았을까?'입니다. 결국, 소녀는 자기가 원하지 않지만, 영화 박쥐에 여주인공처럼 뱀파이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박찬욱 감독의 <박쥐>처럼 그녀는 한밤에 춤을 추면서 피를 갈망하여 남자를 유혹하고 폭주한다. 과연 소년은 영화 <박쥐>의 박 신부처럼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남는다. 좀 더 자신이 저르진 일에 대한 소년의 최잭감이 나왔다면 좋은 짝퉁이 아닌 좋은 작품으로 남았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다.  영화는 시각적으로, 내용 적으로 아름답지만, 결코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미장센들이 아름다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영화가 짧은 시간 시각적인 부분을 채워주지만, 화를 본 후에 오히려 이상하고 찝찝한 기분이 들 수 있으니 이런 장르를 원하는 분들에게만 정주행을 권해드립니다.

하얀 그림자 영화작가감독 정태성

영화정보

http://www.cinehubkorea.com/bbs/board.php?bo_table=bbs04&wr_id=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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