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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쌤의 방구석토크 Feb 17. 2023

나만의 철학 세우기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에게 삶의 방향 설정

  학급을 운영할 때 원칙을 지켜야 할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자고 조르는 경우, 학부모가 자녀의 짝을 바꿔달라고 부탁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원칙과 융통성은 충돌하게 됩니다. 사실 학급 운영뿐만 아니라 교직원과의 관계를 맺을 때나 업무를 할 때도 원칙과 융통성이 충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선배들에게 학급을 운영할 때 원칙대로 행동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너무 원칙만 강조하면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옆반은 이렇게 했는데 우리는 못한다' 등의 다양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며 학생들과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관리자를 만나고 싶나요?


  1. 법전에 나오는 대로 원칙만 강조하는 관리자


  2. 융통성만 강조해서 도대체 기준이 뭔지 헷갈리게 하는 관리자


  3. 둘 다 싫다.


  아마 많은 선생님들이 3번을 선택할 것입니다^^ 원칙과 융통성 이 둘을 조화롭게 발휘하는 관리자가 현명한 관리자 아닐까요?


  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급을 운영할 때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상황이 있고 필요에 따라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즉, 행복하고 즐거운 학급을 운영하려면 원칙과 융통성을 조화롭게 발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원칙과 융통성이 충돌할 때 조화롭게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교육철학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2월 중순이 되면 학교에서는 업무 분장을 하고 학년과 학급을 정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교육과정 만들기 주간을 통해 다양한 연수와 협의회, 자료제작 하면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며 기술적인 접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만 정작 우선시되어야 하는 교육철학은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분명한 교육철학은 학급경영과 학급문화를 만드는데 기초적인 방향을 설정해 주고 원칙과 융통성을 조화롭게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교육철학에 대한 중요성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는 뭔가 알 것 같은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애매모호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결국 내 입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교육철학은 원칙과 융통성을 애매모호하게 발휘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육철학은 어떻게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들과 쉽고 재미있게 교육철학 세우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1. 머릿속에 떠오르는 가치 단어를 종이에 자유롭게 적어보세요.


(가치 단어: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감정 및 덕목)



2. 자유롭게 적은 가치 단어 중 올 한 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단어를 고르세요.


(아이들의 명단 및 학급 실태를 살펴본 후 가치 단어를 골라도 좋습니다.)



3. 내가 선택한 가치단어를 보면서 선택한 이유를 적어보세요.



4. 한 해 동안 실천하고 싶은 가치단어를 선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철학을 세워보세요.



 저는 신규시절부터 교육철학이 사랑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교사의 시선> 도서에서 소개한 시 한 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시에서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 관찰을 잘하면 착한 사람도 공부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에서는 관찰을 잘하면 인성과 학력 모두 갖춘 학생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의 교육철학은 관찰입니다. 우리 학생들뿐만 아니라 제 자녀 그리고 저도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하루하루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실 관찰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옆반에 아픈 선생님이 있을 때 "선생님 몸 괜찮으세요?"라는 말 한마디, 교무실에 음식이 있어 다 같이 먹고 있는데 컴퓨터만 응시하며 바쁘게 일하는 교감선생님이나 행정사님에게 "맛있는데 같이 드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관찰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선생님의 모습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급을 경영할 때 안전과 건강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학습이나 수업 방법 등은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원칙과 융통성은 '관찰'이라는 저의 교육 철학에 따라 정하고 있습니다.


  교사의 교육철학을 분명하게 세우면 원칙과 융통성을 조화롭게 발휘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교육철학을 한번 세워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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