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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쌤의 방구석토크 Mar 05. 2023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가?

많은 대학과 기관에서 매년 <고전>을 선정하고 책 읽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고전을 추천하는 공통적인 이유로 ‘고전은 인류의 지혜가 담긴 책이며 한 권의 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피상적으로 고전 읽기의 필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본질적인 이유는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른다면 고전은 단지 지적 허영심만 채우는 수단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실 그동안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우리가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소개하겠습니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말하기 전에 고전이란 무엇인지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자주 보는 나무위키에 따르면 고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구닥다리 취급을 받지 않는, 오히려 시대를 거듭하여도 여전히 흥미롭거나 재미있으며 그 가치를 인정 및 존중받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그냥 '고전'이라고만 하면 고전 서적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고전의 기준은 명확하지는 않으며, 무조건 오래되었다고 '고전'으로 부르지 않는다. 보통은 시대가 지나서도 재평가되거나 계속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어떤가요? 머릿속에 딱 와닿나요? 이 외에도 다양한 검색 플랫폼에서 고전이 무엇인지 살펴봤지만 명쾌하게 “이거다”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를 보면서 <고전>의 정의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책에 따르면 고전이 무엇인지 14가지로 정의를 내립니다. 저는 그중 첫 번째와 다섯 번째 정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1.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ㅇㅇ을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ㅇㅇ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책이다. 

2.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너무 멋지지 않나요? 아마 1번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제가 그동안 지적 허영심으로 고전을 읽었던 이유를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번의 정의를 보면서 고전은 다양한 소재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인간 본성으로 귀결되는 공통적인 주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떤 고전을 읽어도 왠지 다시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고전은 우리와 동떨어진 시대와 장소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묘한 ‘기시감’이 든다고 할까요?    


결국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우선, 그 시대의 인물과 시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 옛사람들과도 벗이 된다.’라고 말한 ‘맹자’의 말처럼 고전을 읽으면 그 시대의 인물과 시간에 사는 듯한 묘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그런 적 없나요? 저는 대표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으면서 묘한 긴장감과 두근거림 그리고 땀을 흘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음으로, 고전을 읽으면 현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여 오늘날 우리에게 직면하는 많은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라고 말한 ‘공자’의 말처럼 고전은 현재의 문제와 미래에 발생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저는 ‘사마천’의 <사기>를 읽으면서 제가 몸 담고 있는 교직 생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사기가 뭐예요?>라는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고전을 읽는 이유를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고전은 여행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고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전을 읽으면 과거의 나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펴보며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이탈로 칼비노’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고전은 무언가에 '유용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사실은 고전은 읽지 않는 것보다 읽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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