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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쌤의 방구석토크 May 09. 2023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젊은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사후 확신 편향

  여러분은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결과 없는 과정은 무의미하고, 과정 없는 결과는 아름답지 않다.’라는 말을 남긴 축구선수 요한 크루이프의 말처럼 과정과 결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나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든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결과에 따라 과거에 했던 과정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사람들은 어떠한 일의 결과를 알고 난 뒤에 ‘그럴 줄 알았지’,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는 말로 마치 사전에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심리 현상을 사후 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부르며 다른 말로는 그럴 줄 알았어 효과(Knew-it-all-along effect)’라고도 부릅니다. 프레임의 저자로 유명한 최인철 교수는 선경지명에 빗대어 후견지명(後見之明)’이라고도 말합니다.


(사실 저는 주식 투자할 때 그런 생각이 많이 합니다. 똑같은 판단 과정을 거쳤는데 주식이 오르면 과정이 긍정적으로 보이고 반대가 되면 과정이 부정적으로 보이더라고요. ㅠㅠ )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일이 일어난 후에는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후 확신 편향은 일이 일어난 후에는 무엇이든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의 착각에서 나타납니다. 그래서 사후 확신 편향에 빠지면 자기의 능력을 과신하고 어떤 결과가 나와도 놀랍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신규 선생님이 담임을 맡으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즐겁다’라는 연구 결과를 알려주면 “그거야 당연하지. 신규 선생님이 처음 반을 맡으면 아이들에게 애정이 많고 다양한 활동도 많이 할 거야”라고 말할 것입니다. 반대로 ‘신규 선생님이 담임을 맡으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힘들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 “당연하지. 신규 선생님이 처음 반을 맡으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울 거야”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후 확신 편향은 왜 나타날까요?


  사람들은 처음 생각과 다른 결과, 특히 잘못된 결과가 나온다면 우리 뇌는 인지 부조화를 일으켜 실망감과 책임감이 커집니다. 그리고 실망감과 책임감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만듭니다. 결과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불편한 마음을 줄이려면 결국 우리 뇌를 속여야 합니다. 그래서 이미 잘못된 결과가 나올 줄 알고 있었다고 그리고 실망하지 않고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사후 확신 편향은 사람들이 정보 과부하를 피하고 자신을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후 예측이라도 실제 상황과 일치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할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사실 어느 시대나 나이 든 사람은 젊은 사람의 모습이 못마땅합니다. 젊은 사람은 버릇없고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며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은 예의 바르고 책임감이 강했다고 회상하며 젊은 사람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실 자신의 왜곡된 과거 모습을 떠올리면 현재 젊은 사람의 모습은 부족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하기 전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고 솔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젊은 시절 나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기록을 살펴보면 조선 시대에도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말세야 말세’라고 말하면서 젊은 사람의 모습을 비판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 똑같다’라는 말이 빈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왜 그럴까?’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나 자신부터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후 확신 편향을 기억하면서 ‘나 때는 어땠을까?’라고 자신에게 물어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갖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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