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째 딸이 태어난 후 기존에 해왔던 일을 내려놨습니다. 기초학력, SW, 마을공동체 등등 교육기관에서 해왔던 다양한 주제의 많은 일들을 뒤로하고 육아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면 못 참는 성격이라 아이를 재우고 남은 시간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계기로 내가 좋아하는 인문학을 주제로 책과 강의를 주로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술자리는 육아가 거의 끝나는 21시 이후로 잡아서 술자리도 많이 줄였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 나만의 색깔은 없었고 이것저것 일을 하며 '일 잘한다' '일 중독이다'라는 소리만 들었는데, 이제는 인문학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면서 학급경영, 행복한 교직생활 등과 연계하기 시작했고, 1정, 신규교사, 퇴직 교사, 학부모 등등 다양한 분들을 대상으로 연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둘째가 태어난 후 육아에 더 전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다른 남자(?)들과 다르게 육아가 그렇게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즐기는 편입니다. 저는 육아만 한정하면 아침밥 준비, 아이 등원 준비 및 등원, 저녁법 먹이기 및 목욕, 자기 전까지 놀아주기(?)를 주로 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학교 생활을 뒤로하고 연구사 파견을 갔는데 확실히 전문직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박사 과정을 병행하면서 육아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내는 제 결정을 존중해 줬습니다. 처음에는 살짝 갈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여느 때보다 아내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가지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1박 2일 출장을 가면 같이 가거나 아니면 저녁에 집에 들렀다 다음날 다시 가는 형태로 가족들과 최대한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실 걱정은 전문직이 아니라 대학원입니다. 박사과정을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논문을 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너무 욕심을 부렸나 싶기도 하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니 정말 쉽지 않습니다. ㅠㅠ 술과 야식을 끊고(보통 아이들이 같이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하는 작전을 써서 끊었습니다.) 내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래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니 어렵습니다. 기존에 해왔던 활동을 포기하고 논문에 올인해야 된다는 주변 대학원 선배들의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
글 쓰는 활동(책 집필), 교육기관 강의, 교사 크리에이터협회 활동, 교육기관 연계 활동(Keris, 한국과학창의재단, 교과서 업체 등)
이 일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전념해야 될까요? 다 해내기는 어려운 걸까요? 지금까지는 잘 해냈는데 대학원 생활이 제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다가왔는데 결정하기 쉽지 않네요 ㅠㅠ 오랜만에 맥주 마시면서 푸념의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