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점화 효과

직장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저는 직장생활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직장에 있든 사람이 좋으면 버틸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직장에 갈 때 구성원들이 모든 좋은 사람이길 바라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직장에 들어갑니다. 단순히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럭저럭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쳐다보면 화나고 대화하면 속이 터지는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처-무한도전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사람을 미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업무 분장과 업무 운영과 같은 공적인 영역에서 다툼이 발생해 감정이 상할 수 있고, 성향이나 성격 차이 등 개인적인 이유에서 미워하는 감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계속 부딪히게 되고 결국 감정이 상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아마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나중에 만날 사람이니 친하게 지내’라고 조언할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이런 갈등 상황에 부딪히면 친하게 지내기 쉽지 않습니다.

손자병법에는 ‘삼십육계’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삼십육계’라고 하면 ‘도망가라’라는 뜻으로 이해하는데, 본래의 뜻은 서른여섯 번째 계책, 즉 마지막 계책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계책을 다 써도 해결할 수 없고 사용할 계책이 없다고 생각할 때 도망가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꼴도 보기 싫은 선생님을 피해 학교를 옮기거나 학년을 옮기는 것은 최후의 계책입니다. 최후의 계책을 사용하기 전에 첫 번째 계책으로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사람을 미워하게 되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1. 미워하는 사람의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2.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웃어주지 않는다.

3. 미워하는 사람과 말을 섞지 않는다. 혹은 칭찬하지 않는다.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잘 지내려면 위에 설명한 세 가지 현상을 반대로 실천하면 됩니다. 그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고 칭찬을 많이 한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꼴도 보기 싫은 사람에게 위의 세 가지를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 이런 행동을 하기 전에 거부감이 들고 스트레스만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저런 행동을 하기보다 무의식적인 영역을 활용해서 꼴도 보기 싫은 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합니다.


무의식적인 영역을 활용하여 나의 행동이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점화 효과(Priming effect)’입니다. 점화 효과는 먼저 제시된 점화 단어(Priming word)가 나중에 제시된 표적 단어(Target word)의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점화 효과는 단어뿐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행동이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즉, 점화 효과를 활용하면 이전의 경험이나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다음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점화 효과 연구 중 대표적인 사례는 사회심리학자 존 바그(John Bargh)와 동료들의 실험입니다. 이들은 뉴욕 대학의 재학생을 실험 참가자로 모집하여 몇 개의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룹별로 단어 카드를 준 후 단어들을 조합해 네 단어로 된 문장을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집단과 다르게 한 집단에게는 ‘늙은’, ‘은퇴한’, ‘주름진’ 등의 노인을 묘사한 다른 단어 묶음을 주었습니다.

문장 만들기 실험을 마친 뒤 참가자들에게 복도 끝에 있는 다른 강의실로 이동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때 참가자들이 복도를 이동하는 시간을 몰래 측정했는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인을 묘사한 문장을 만든 집단의 참가자들이 나머지 집단의 참가자들보다 훨씬 더 천천히 복도를 걸어갔습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왜 이런 현상이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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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묘사한 단어 카드를 본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노인과 관련된 것을 인식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노인의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복도를 걸을 때 ‘천천히 걷는다.’라는 개념을 행동으로 적용한 것입니다.


점화 효과를 활용하면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이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점화 효과를 활용해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1.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기 전에 심호흡을 크게 하고 ‘편안하다, 유쾌하다, 예의 바르다’ 등의 긍정적인 단어를 떠올립니다.

2.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긍정적인 단어를 연계하여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팀 동료가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그 친구를 만나면 편안해’, ‘그 친구는 유쾌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괜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기 전에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면 상대방에 대한 나의 태도가 조금씩 변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불편한 사람이나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상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최대한 만남을 피하고 마주치면 대충 인사하는 시늉만 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행동으로 피해받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상대방을 미워하는 마음은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본인만 괴로울 뿐입니다. 어차피 꼴도 보기 싫은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에게 단점을 직접 말해도 그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내 마음이 변하면 내 행동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모습도 변하게 될 것입니다. 점화 효과를 활용해서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활용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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