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치 Jan 18. 2022

갑자기 자랑질 - 경기 소방 이야기

오늘의 인생(20220118화)

21 11 12 금요일에 ‘경기 소방 이야기심의위원으로 참석했다.  128 중의 100편을 선택하고, 그중에서 7편을 우수 작품으로 뽑아야 한다.   전에 이미 수기 파일을  읽어봤다. 수준이 아주 높다.  글이 부끄러울 정도다.


나는 어느 정도 원고들을 선정해서 1차로 보냈다. 심사 기준은 ‘분량, 글씨체, 내용과 진실성’이다. 과하게 긴 글은 무조건 제외했다.


금요일 오후 2시에 심의 위원회가 열렸다. 나 혼자만 직원이고, 세 분은 수원문의협회다. 세 분 다 60대였고, 협회장님은 여성으로 초등학교 교장 출신이고, 부회장님도 여성이다. 나머지 한 분은 남성으로 넥타이 대신 브로치 같은 메달을 목에 달고 오셨다. (나도 작가 모드로 옷을 입고 왔어야 했는데, 빵모자라도 썼어야 했는데)


순간 쫄았다.


‘나는 생활 에세이스트인데, 문인들이, 그것도 3명씩이나, 그것도 60대의 연륜이 가득한 분들이니’


과연 나의 의견을 말할 수나 있을까 걱정됐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선정한 작품과 내가 선정한 작품이 완전 달랐기에 때문이다. 헐~ 그래서 더 쫄았다.


본격적인 심의회가 시작되었다. 각자 인사를 하고, 각자 선정한 작품에 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나 나름대로,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서로 선정한 작품을 설명했다. 서로 의견이 상반되어서 선정하기가 어려울 줄 알았다. 다행히 한 발짝씩 물러서서 서로가 선택한 글을 인정하면서 1시간 30분의 긴 심의회는 마무리가 되었다.


2020년 12월에 협성문화재단 공모전에서 나의 책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이 뽑힌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짧은 수기도 선택하기 어려운데,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8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글을 읽고 선택한다는 것이 말이다.


하여튼 값진 경험이었지만 부끄러웠다. 나보다 훨씬 글을 잘 쓰고, 문장력이 뛰어난 분들이 많다는 사실에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쓴다. 그들보다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아니라 한 명의 독자라도 내 글을 읽고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2021년 12월 말에 따끈한 ‘경기 소방 이야기’가 도착했다. 심의회가 끝나고, 나는 편집 위원으로 참석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열심히 글들을 분석했다. 나름대로 목차를 만들어봤는데, 감사하게도 거의 수정 없이 목차가 인쇄되었다. 완전~ 뿌듯하다. 표지가 예쁘다. 공무원 수기지만 공무원스럽지 않은 표지다. 출판사를 잘 만난 덕분이다.


이번 편집 위원 활동은 내가  일을 하면서 나의 능력을  펼칠  있었던 기회였다. 그리고  편집이나 기획 과정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끝이 없지만 배우고 싶은   생겼다. 배움에는 정말 끝이 없다. 죽는 날까지 배우고 싶다.  배움을 세상에 베풀고 싶다. 참고로  책은 비매품이니, 읽고 싶은 분은 빌려드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