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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Feb 08. 2022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삶

오늘의 인생(20220208화)

 어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무사히 퇴근했다. 새벽 근무의 여파(역시 남들   자는  제일 좋다)  이기고,  잠자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굿윌스토어(중고물품을 파는 가게) 갔다 왔다.  우리가 아름다운 가게 다음으로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다.


주차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이미 가게의 물건 스캔이 끝났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코너에 가서 물건을 본다. 제일 먼저 솔이가 3,500원짜리 티셔츠를 가져왔다. 이어서 온유는 1,000원짜리 종이 상자다. 마지막으로 율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길게 늘어나는 고무 손바닥’을 골랐다.(아이들이 필요한 물건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사실 안 사는 게 지구를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남자 바지를 스캔하다가 유*** 겨울 바지 하나를 골랐다. 34 사이즈가 흔치 않은데, 오늘은 내 눈에 딱 띄었다. 기쁜 마음으로 피팅룸에 들어가 입어보니, 조금 크지만 괜찮았다. 이 바지는 5,500원이다.


아이들의 말로는 오늘은 물건이 별로 없단다. 하여튼 우리는 바구니에 담은 물건을 계산한 후 집에서 가져온 장바구니에 담았다. 합이 12,000원.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오는 길에 급 분란이 생겼다. 축구를 하는데, ‘조정경기장? 단지 배드민턴장?’ 아. 시끄럽다. 솔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항상 어딜 갔다 오는 길에, 우리의 끝은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결국 나의 잔소리로 마무리가 되고, 아이들은 단지에서 축구하는 것으로 정했다.


축구하러 가기 전에, 온유는 종이 상자에 ‘아이유’ 사진을 담아서 내게 보여준다. 다음에는 아이유 팬클럽에도 가입을 한단다. 그래. 해라. 솔은 방금 사 온 옷을 입고 축구하러 나간다. 티셔츠에는 ‘ready to start faster for the better’ 문구가 새겨져 있다. (보다 나은 것을 위하여 더 빨리 시작할 준비를 하라.) 나사가 한 개 풀려있는 내게 하는 말 같다. 그리고 율이 사 온 고무손으로 내 뺨을 한 대 때렸는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벌써 16년째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 혜경스가 일하는 회사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이제는 백화점이나 조금이라도 비싼 물건은   산다. 정말 필요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아이들도 중고 물품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 심지어 당근** 물건을 판다고 하거나 검색해서 필요한 장난감을 사기도 한다. 가끔 너무 비싼 물건을  사서  달을 고민하는 나를 보며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 물품을 사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있음에 감사하다. 결코 돈이 없어서  물건을  사는  아니기에( 수는 있지만  달간 생활이 힘들어지겠지). 사실 얼마 전에   동안 고민 끝에 고가의 물건을 하나 지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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