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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Feb 12. 2022

나이 탓인가

오늘의 인생(20220211금)

요즘 집안일이 너무 하기 싫다. 기껏해야 설거지와 빨래 그리고 저녁 식사 준비 정도지만 전보다 더하기 싫어졌다.(사실 전에 많이  것도 아니지만) 특히 야간 근무 출근하는 아침에는 마음이 급해진다. 빨래, 청소, 설거지 그리고 음쓰(음식물 쓰레기) 버리면 아침 11시가 휑하니 지나간다. 아침 시간에 나만의 루틴( 쓰고, 독서, 멍때리기) 있지만, 아빠이기에 어쩔  없이, 의무감으로 집안일을 당연히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설거지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집안일을 해야 할까? 과연 끝이 있을까?'


우리는 평생직장 일과 집안일을 하고, 어디에서나 일한다.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면 조금 더 재미가 있으려나? 그런데 이게 또 가장 어렵지 않은가. 일을 재미 삼아한다는 게.'


설거지하는 동안 아이들은 그동안 밀린 수학 문제집을 풀고 있다. 3학년 때 이미 배운 것들인데, 못 푸는 나눗셈 문제들이 많다. '도대체 학교 수업에 집중은 한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온유가 쌍둥이에게 친절(?)하게 가르쳐주지만 결국 들리는 것은 큰 소리와 울음소리다. 아이들도 어른처럼 학교에서는 공부라는  일을 하고, 집에서는 숙제라는 일을 한다. 아이나 어른이나 일은 참으로 하기 싫다.


일이 재미가 되기 위한 방법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올해 마흔 하고도 두 살이 되었는데, 유혹은 전보다 더 많이 나를 흔든다. 에너지는 천 원에 20개짜리 건전지보다도 더 빨리 다는 것 같다. 게다가 집안일과 직장 일은 더 재미가 없어지고. 나이 탓인가.


p.s

집안일이 하기 싫어도 아이들 점심은 만들어야지. 오늘은 유부초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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