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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Mar 16. 2022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 초밥

오늘의 인생(20220314월)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했다. 혜경스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근처 회전 초밥집에서 만났다.  접시에 1,900원으로 혜경스가 먹고 싶어 했다. 얇아진 지갑이 걱정이긴 했으나 초밥집에 들어갔다.


성인 2명, 아이들 3명. 초밥집에 가기 전에 후기를 찾아보고, 우리 5명이 가면 몇 접시에 얼마나 나올까? 계산해보았다. 인당 10 접시만 잡아도 약 십만 원이다. 십만 원만 나오면 다행인데…. 후덜덜.


서로 마주하는 테이블에 앉았다가 아이들이 바로 회전 초밥을 고를 수 있는 ‘바’ 형태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부터 쇼타임이다.


접시에는 조금 비싼 초밥은 초밥이 한 개, 보통은 두 개가 담겨 있었다. 왠지 초밥 1개짜리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먹는 게 남는 거지’라는 마음으로 나름 전투적으로 먹었다. 식당에 들어온 지 40분이 지났다. 아이들이 후식으로 푸딩과 과일을 먹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배가 채워진 것 같다. (우리는 과일과 푸딩을 먹지 말라 했는데)


곳곳에 쌓인 우리의 접시를 보았다. 아이들은 자기 접시를 세기 시작했다. 다 합쳐서 46그릇이다. 다행이다. 십만 원이 넘지 않아서 말이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 집으로 가는 길에 18년? 전 부모님과 함께 회전 초밥을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났다. 나는 군대를 제대하고, 공부 중이었다. 아버지가 회전 초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당시 초밥은 생소한 음식이었고, 회전 초밥은 왠지 부자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는 길동에 있는 회전 초밥집에 갔다. 아무 생각 없이 갔던 우리는 접시가 쌓일 때마다 초조했다. 돈을 내지 않는 입장에서는, 그렇지만 눈치가 보였다. (나는 착한 아이니까.) 초밥집에서 나올 때까지 초밥을 맛있게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격이 꽤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서로 아무 말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회전 초밥을 함께 먹으니 기억 속 저편에 있던 부모님과의 추억이 떠오르는구나.  


아직까지 아이들이 초밥의 맛을 몰라서  접시만 먹은  같다. 조금만  크면 20 원이 훌쩍  넘을  같구나. 앞으로 뷔페만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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