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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Apr 22. 2022

오랜만에 쉼

오늘의 인생(20220422금)

어제 혜경스와  인사동 호캉스를 떠났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다. 아마도 아이들도 1 2 엄마, 아빠 없는 자유를 만끽했으리라. 거기에 저녁은 5천 원 편의점 이용권으로 알아서.


우리는 안국역에 내려서 계동을 조금 걸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골목과 음식점, 카페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우리는 조금 한적한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즐겼다. 그리고 또 걸었다. 날씨가 조금 희뿌옇지만 간간이 내리쬐는 햇살이 싫지 않았다.


계동 골목 끝에는 중앙고등학교가 있었고, 우리는 가회동 성당 쪽으로 다시 걸었다. 이쪽으로는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었는데, 조용하니 좋았다. (사실 부촌이라는 사실을 부동산에 붙여진 ‘한옥 190평, 평당 5000만 원’ 보고 알았다) 인사동 숙소에 도착해서 잤다. 어제 근무의 여파가 풀리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평온하게 잠을 잤더니 조금 피로가 풀린 기분이다. 저녁은 종각역 부근 고깃집이다. 그런데 저녁 7시가 넘어서 그런지 자리가 없었다. 코로나19 터널의 끝자락인지라, 많은 직장인이 그동안 못 한 회식을 마음껏 즐기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싫었다.


우리는 한참을 헤매다가, 교대 이층 집으로 정했다. 생각보다 음식이 괜찮았다. 후식으로 우유 아이스크림까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 두 권을 사고, 인사동과 익선동을 걷다가 숙소로 들어왔다. 인사동을 걷는데, 어느 외국인 연주하는 색소폰 소리가 텅 빈 인상동 거리와 잘 어울렸다. 돈을 못 내고 왔네.


밤 열 시가 넘었다. 아이들은 잘 자고 있는지 궁금했다. 내 핸드폰으로 편의점에 결제한 금액이 온 걸 봐서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오랜만에 꿀맛 같은 쉼을 즐겼고, 아이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침에 솔이 목이 아파서 등교하지 못했고,  알아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인사동 호텔에 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읽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한 문장을 적어본다.


‘언제 생을 마감하든, 그게 당신 몫의 전부다. 얼마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았는지가 중요하다.’


p.s

사진은 어제 북촌을 걷다가 ‘어느 상점 벽에 걸린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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