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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Oct 17. 2022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오늘의 인생(20221017월)

아침퇴근해서 엄마와 큰어머니 댁의 비데를 설치하고,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갔다 왔다. 오후 1시간 훌쩍 넘어간다. 때마침 아이들이 하교했다.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오랜만에 보고서 다들 반가워한다. 다시 엄마를 병원으로 모셔다드려야 하는데, 솔이가 며칠 전에 발급한 쿠폰을 사용하겠다고 한다.


‘아빠랑 맛있는 음료수 마시기 쿠폰’


그리하여 할머니를 병원에 내려드리고, 나와 솔은 지인의 카페로 향했다. 때마침 지인의 할머니가 카페에 계셔서 맛있는 조각 케이크를 사 주셨다. 나는 아메리카노를, 솔은 레몬 에이드를 주문했다.


우리는 가운데 넓은 테이블에 앉고서 각자의 책을 펼쳤다. 솔은 ‘2022 K리그 스카우트’ 책을 꺼내고, 나는 준비 중인 원고를 꺼내서 읽었다. 솔과 율은 한 달 전부터 축구 레슨 요일을 늘렸고, 부쩍 한국프로축구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솔은 솔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책과 원고를 읽으면서 재밌어한다. 서로 책 이야기도 좀 하면서 말이다.


“아빠, 많은 프로축구 선수 생일은 6월에서 8월 사이에 많아요. 저도 6월이 생이잖아요.”

“맞다. 그럼 너도 멋진 축구 선수가 될 수 있겠다.”

“그러게요.”

“그리고 아빠는 다음 책 원고를 수정 중이야. 다음 책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면서 카페에서의 짧은 데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어제 교대근무의 피로가 조금 묻어있지만 잠시 밖에 나가서 솔과 축구를 했다. 나중에 놀다가 온 율이도 함께 리프팅 연습을 했다.

다들 전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 대견하다.


급 혜경스의 호출로 바로 집에 들어가서 넷째를 보고, 설거지를 마쳤다. 진짜 피곤하다. 아이들이 ‘뱅’ 게임을 하자고 한다. 나는 눈이 반쯤 감긴 채로 게임을 했다. 내가 했다기보다는 옆에 있는 솔이가 다 해주긴 했으나.


아무튼 오늘 하루도 흘러간다. 아침에 봤던 용문산에 걸친 양떼구름이 흘러가는 것처럼 그리고 잠시 생각해본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아마도 시간. 그것도 함께 보내는 시간, 거창하지 않더라도.’


오늘 하루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소소한 선물을 해 줄 수 있어서 감사한 하루였다. 이제 자야지.


‘넷째 하온아. 오늘 밤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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