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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Nov 27. 2022

진로 이즈 백(BREAK) 멘토~

오늘의 인생(20221125금)

공간민들레라는 대안학교에서 주최하는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멘토를 참석했다. 나를 포함한 4명의 멘토가 2시간 동안  40 정도의 청소년들이 진로에 대해서 궁금하고, 조언받고 싶은 내용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를 제외한 3명의 멘토는 정말 훌륭한 분들이었기에, 나는 이분들만  따라가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몇 주 전 멘토로 참석해달라는 메일을 받고, 망설였다. 왜냐하면? 나는 소방관이 좋아서 선택한 직업이 아니었기에, 과연 친구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정중히 '저는 소방관이 좋아서 선택하지 않았는데, 제가 멘토로 참석해도 될까요?'라는 문자를 보내었다. 그러나 나를 섭외한 이유는 소방관뿐만 아니라 세상을 달리는 보는 방법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고 하기에. 하여튼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질문이 어려웠다.


-당장 하고 싶은 것은 없는데 빨리 꿈을 가져야 하나요?

-현대 사회에서 노동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며칠을 고민해도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프로그램 당일 날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해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갔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월곡역에 있는 월곡꿈그림도서관에 도착했다. 도서관이 참 예뻤다. 먼저 도착한 송주홍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고, 간식을 먹었다. 드디어 토크 쇼가 시작이다. 멘토 세 분다(송주홍:글 쓰는 노가다꾼, 손하빈: MEET ME CEO, 김연식:그린피스 항해사 ) 어찌나 말을 잘하시는지, 나는 미리 적어간 답을 읽기도 바빴는데 말이다.


두 친구의 사회로 시작된 토크 쇼는 1시간은 4명의 멘토가 돌아가면서 대답했고, 나머지 1시간은 오픈 카톡방을 통해서 즉석 질문을 받고, 답을 했다. 진짜 시간이 뚝~딱 하고 지나갔다.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정말  크고, 많아 보였다. 그러나 공간민들레나 오디세이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그나마 그런 고민에 답을 찾아가는 1년간에 시간을 보내기에, 지금이 정말 값져 보였다. 그리고 부러웠다.


사실 나는 학교 때 문제집 한 권도 제대로 끝내보지도, 진로에 대한 고민도 별로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소방관 생활하면서 15년 동안 부적응했고, 고등학교 때 해보지 않던 고민을 15년 동안이나 한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다른 고민을 하고 있지만.


'25년 전 고등학교 시절에 나도 진로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어떻게 변했을까?'


밤 9시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2년 전만 해도 소방서를 빨리 그만두고 싶어 하던 내가, 이 직업으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니. 분명 나 또한 많이 성장하고, 태도가 바뀌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그러면서 내가 이 친구들에게 해준 조언이 도움이 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이 친구들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큰아이가 내년이면 중학교에 입학해서 그런지 이 친구들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번 토크 쇼를 계기로 나도 청소년들의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겠지. 고맙고, 감사하다.


'미래의 주인공이여, 지금의 고민은 친구들을 더 알찬 사람으로 만들 것입니다. 축복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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