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30215수)
집에 가고 싶은 중딩과 텐션 높은 초5 쌍둥이와 시도 때도 없이 우는 6개월 된 아들들 함께한 3박 4일 부산 여행
드디어 3박 4일 부산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네 아들과 아내를 모시고 긴 여행을 못 갈 줄 알았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집에 도착했다. 부산 여행을 준비하면서 많은 일들 특히 중딩 큰아들은 “그냥 고양이 마루랑 집에 있으면 안 돼요?”라고 10번은 더 들은 것 같은데, 역사나 여행 중에도 “아, 집에 가고 싶다.”라고 10번은 들은 것 같다. 거기에 기질이 전혀 다른 초등학교 5학년 쌍둥이의 ‘하이 텐션’에 큰아이는 점점 얼굴색이 하얗게 변해간다. 쌍둥이에게 주체할 수 없는 텐션은 여행지와 차 안에서 계속됐다. 피곤할 만한데도, 계속 떠드는 두 아이가 신기할 따름이다.
6개월 된 막내는 새벽 시간 빼고는 나름대로 잘 지냈지만, 유모차를 뺐다가 접었다고 하는 수고(유모차를 11년 만에 사용하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잘 안 접어져서 혜경스가 늘 접었다.)는 내 에너지를 다 뺏어갔다. 그리고 루프 백을 이용해서 짐을 싣고 다녀서, 고속도로에서 늘 조마조마하며 운전했다.
보통 여행을 가면,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갔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이 일주일처럼 느껴졌다. 가는 곳마다 예상치 못 한 일들이 벌어졌다. 센텀 스파랜드에 예약했으나, 만 8세 이하는 입장이 불가여서 급히 계획을 변경했다. 바로 서면으로 이동해서 아이들은 pc방에서 4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 이제 아이들은 자연 관광지보다는 문화를 즐겨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자연도 좋고, 미술관도 좋고, 박물관도 좋은데 말이다.
쌍둥이는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축구했다. 자체 동계 훈련이다. 다이빙하고, 태클하고 신났다. ‘옷은 누가 빠냐고?’ 해운대를 구경하고, 돼지국밥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소고기 국밥집이다. 결국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은 먹지 못하고, 소고기국밥만 먹고 왔다.
내일은 출근이다. 아이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피파 게임’이다. 나와 혜경스는 밀린 집안일을 마치고, 이제야 자유시간이다. 4년 전 2019년에 남자 넷만 부산 여행을 갔었다. 그때는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어서 다들 재미나게 다녔는데. 이번에는 꽤 감정을 컨트롤하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큰아이와 쌍둥이와 기질 차이를 확연히 느꼈다. 큰아이는 확실히 내향이고, 쌍둥이는 외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그냥 여행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앞으로 이 조합으로 여행을 다니기는 힘들 것 같지만 여행은 꼭 관광지에서 유명 관광지에 가지 않더라도 각자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pc방에서 4시간 게임,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축구 등) 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는 사실을. 4년 전 부산여행처럼 많은 곳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행은 여행이었다.
p.s
‘친구를 알고자 하거든 사흘만 같이 여행해 보아라.’ -서양 속담-
이번 여행을 통해서 4명의 아들의 기질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더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내 안에도 다양한 기질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