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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Apr 07. 2023

노는 게 남는 것

오늘의 인생(20230407금)

요즘 우리 집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방학도 아닌데, 6명이 다 모여있다. 이번 주는 독감으로 인해 쌍둥이 솔과 율이 격리 중이고, 아내는 하온 이와 함께 집에 있고, 중딩 큰아이는 하교 후 방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나는 쉬는 날에 집에 있다.


두 사람 이상 모이면 시끄럽다. 우리는 6명이 모여있으니, 얼마나 시끄럽겠는가. 쌍둥이 솔과 율은 끊임없이 싸우고, 끊임없이 떠들어 댄다. 가끔은 어질어질하다.


오늘은 아내가 점심 약속으로 외출했다. 집에는 나, 쌍둥이 솔과 율, 8개월 하온 그리고 고양이 마루가 남았다. 오전에 하온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피아노를 같이 쳤다. 점심 이유식을 챙겨주고, 쌍둥이 점심을 챙겼다.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쌍둥이에게 잠시 하온이를 맡겼다. 이제는 제법 하온이를 잘 안아주고, 돌봐준다.


모두 다 점심을 먹었다. 먹었다는 게 중요하다. 하온이를 다시 슬링에 안아, 재웠다. 다행히 오늘은 아침과 점심에 제법 잠이 잘 든다.


짬을 내어 글을 쓴다.

작년에 이런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는데, 하온이가 우리의 일상을 많이 바꿔놓았다. 그냥 이제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 시간에 하온 이와 격리 중인 쌍둥이와 더 많이 놀아줘야지. 쌍둥이랑 공기하고, 원카드하고, 축구 이야기까지. 하온이랑은 많이 안아주고, 많이 눈 맞춰주고, 많이 이야기해야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자 최고의 선택일 거다. 노는 게 남는 것. 생각해보니, 예전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지금의 최선이 불안을 이기는 최고의 힘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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