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30503수)
지난주 초등학생 참여 수업에 이어서 오늘은 중학생 참여 수업이다. 오늘도 지난주와 비슷하게 아침 퇴근과 동시에 바쁘다. 혜경스에게 중학생 참여 수업에 참석하라는 말에, 엄청나게 고민했다.
‘과연 큰아이가 좋아할까? 싫어하지 않을까?’
괜히 눈치가 보였다. 혜경스는 미리 큰아이에게 물어봤단다.
“엄마, 아빠가 참여 수업에 갈까?”
“와도 되고, 안 와도 되고.”
뭐지. 이 애매모호한 대답은. 아침에 퇴근하면서 함께 카풀하는 다음 달이면 정년퇴직하는 팀장님께 물어봤다.
“와도 되고? 안 와도 되고?”라고 말했을 때, 가야 해요? 말아야 해요?”
“음. 이럴 때는 가는 게 낫지. 안 가는 것보다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팀장님의 조언으로 나는 용기를 내어 중학생 참여 수업에 갔다. 11시에 도착하여 3교시 영어 수업에 참여했다. 모둠별로 모여서 수업이 진행됐고, 파워포인트와 유튜브 등을 활용해서 수업이 시작됐다.
큰아이의 모둠에는 남 2, 여 2이 앉아있었다. 다른 모둠하고는 다르게 다들 차분하다. 선생님이 내게 ‘협력이 잘 된 모둠’을 선정해달라고 해서, 사심 가득 아주 객관적으로 큰아이의 모둠을 선정할까 했는데, 이미 점수를 받았기에. 나는 다른 모둠에 점수를 주었다.
드디어 45분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 힘들다. 생각보다 45분 동안 의자에 앉아있는 게 힘들 것 같다. 나는 서 있어서 더 힘들었다. 다행히 큰아이는 수업 전과 끝나고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우리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4년 전 큰아이는 내가 참여 수업에 늦게 왔다고, 반에서 울고 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면, 나는 수원에서 조퇴를 내고 하남에 도착했다. 먼저 솔의 반에 갔다가, 다음에 율의 반, 마지막으로 온유의 반으로 가기로 했다. 전날 15분씩 수업에 참석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큰아이는 울고 있었다. 그것도 맨 앞자리에서 후드티를 뒤집어쓰고서. 나는 울고 있는 온유를 화장실로 데리고 나와서 막 뭐라고 했다. 분명히 약속했는데, 내가 몸이 3개도 아니고.
생각해 보니, 그때 큰아이는 여전히 아이였고, 분명히 아빠가 제일 먼저 와서 함께 하길 바랐을 텐데.
'에고~ 참, 미안하네.'
오늘 중학생이 된 큰아이 참여 수업에 참석했고, 온전히 큰아이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참여 수업이었다. 내 오른쪽 눈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피곤으로 계속 떨리지만, 오늘 큰아이의 참여 수업에 참석한 내 마음은 큰아이를 향한 보이지 않는 사랑으로 계속 떨릴 것 같다.
아이나 어른이나 사람은 다 똑같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먹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 이 한 몸 부서지더라도 지금보다 더 큰 사랑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자. 이것이 이번 어린이날에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애들은 선물을 달라고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