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31목-육아휴직 7일차
20250731목-육아휴직 7일차
어제 야구장 여파가 큰지,
다들 늦잠이다.
아침 8시.
아침을 준비하고,
빨래를 정리하고,
거실을 청소하고.
막내는
아내가 출근길에
등원시켰다.
9시 30분이다.
9 to 4인데,
30분이나 늦게 도서관에 도착했다.
다행히 내가 앉는 자리에 아무도 없다.
다들 이런 경험 있지 않나?
도서관에 가면 늘 똑같은 자리에 앉는 습관 말이다.
누군가 앉아있으면 오늘 공부가 안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
막내 하원전까지,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가방에 8권의 책을 싸왔다.
몇 권이나 읽을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나의 마음이자
열정 아닐까.
점심은
도서관에서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잠시 편의점에 간 사이에,
율이가 내 옆자리에 자리를 차지했다.
'율이 있으면, 딴짓을 못 하는데~'
오후 4시까지
율이와 함께 공부? 인지, 놀았는지?
모르겠으나, 도서관에서 나왔다.
막내를 데리러 가기 전에,
근처 아름다운가게 미사점에 들렀다.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워스의 하얀색 반팔 후드티가
눈에 띄었다.
'내가 입으니, 괜찮다.'
큰아이에게 옷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옷이 괜찮은지, 입겠다고 한다.
역시 나의 패션 센스는
2010년생에게도 통하는군.
막내를 하원시키고,
놀이터 투어를 다녔다.
우리 단지, 옆 단지, 길건네 옆 단지까지.
가는 놀이터마다 아이들이 없다.
다들 더워서 집에 있는지? 휴가 갔는지?
놀이터 땅바닥에서
개미들만 열심히 개미굴을 파고 있다.
막내랑
1시간을 걸은 것 같다.
막내는 킥보드를 타고 다녀서
별로 안 힘들어 보인다.
나는 텀블러 두 개를 들고, 걷기까지.
저녁 7시 40분쯤
당근하러 막내와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친구가 준 전기자전거를 타고,
20분 정도 거리를 갔다.
더운데, 어제보다는 덜 덥다.
중간에
터널 안을 지날 때,
"아빠"
"김하온"
큰소리를 서로의 목소리의 울림을 확인했다.
바깥과 다르게 터널 안은
시원하다.
당근하고,
근처 친할머니네 들렀다.
과자, 물, 과일에 할머니의 용돈까지.
모든 것을 취한 막내는 계속 집에 가자고 한다.
우리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서
집으로 아니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
집 앞 마트로 향했다.
"산에 피어도 꽃이요. 들에 피어도 꽃이요. 모두가 꽃이야."
막내는
'모두가 꽃이야' 노래를 고래고래, 신나게
부른다.
막내와
자전거를 타는 동안
바람이
참 시원했다.
참 행복했다.
정말 기뻤다.
함께 할 수 있어서.
막내와 자전거를 타면서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 중에서
작가가 딸을 자전거에 태우고 가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열무의 두번째 여름이 찾아올 때쯤 나는 자전거 앞에 아이용 의자를 설치했다. (중략) 하지만 집에 돌아와 다시 앉혔더니 고분고분히 앉는 것이다. 조금 달려보니 소리를 지르고 연신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봤다. 얼굴에 와 부딪히는 바람이 좋았던 모양이다. 내친 김에 멀리까지, 그러니까 우리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논둑길까지 달렸다. 정말 아름다운 여름이었다. 햇살을 받은 이파리들은 초록색 그늘을 우리 머리 위에 드리웠고, 바람에 따라 그 그늘이 조금씩 자리를 바꿨다. 나무 그늘 아래를 달리면서 나는"열무와 나의 두번째 여름이다"라고 혼자 말해봤다. (중략) 세번째 여름은 또 어떨 것인가? 지금 내가 가진 기대 중 가장 큰 기대는 그런 모습이다. -청춘의 문장들 by 김연수
이 글을 쓰고 생각해 보니,
이번 여름이
막내와 나의
세번째 여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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