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육아휴직 일기

20250801금-육아휴직 8일차

by 치치

20250801금-육아휴직 8일차


"띠띠띠띠"


아침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렸다.

그러나 알람을 확인 후

다시 잠이 들었다.


7시 30분이다.

아내의 머리카락 말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아. 맞다. 아침밥 차려줘야 하는데'


이미 아내는

거실 식탁에 앉아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 중이다.


'아뿔싸'


아내는

제일 먼저 출근하고,

이제 막내의 등원 차례다.

막내는 어제 먹은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는지,


"아이쉬크림 주세요"

"어. 안돼. 이따가 어린이집 갔다가 와서 먹어"


계속 징징대지만 줄 수 없지.

막내의 옷을 골라 펼쳤다.

그러나 다 마음에 안 드나 보다.


'나, 2010년생에게도 통하는 패션 감각인데,

2022년생한테는 안 통하네'


결국 자기 입고 싶은 옷을 골라서

파랑 양말에, 빨강 운동화를 신고

기분 좋게 등원했다. 다행히도.















셔틀버스 운행으로,

막내를 먼저 등원시키고,

축구하는 형의 학교에

데려다주었다.

나와 율은

신장도서관으로 고고씽!


다자녀 혜택으로

주차요금은 반이고,

신장도서관은 리모델링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너무 쾌적하다.

다만

율의 도서관 회원가입이 잘 안되어서

조금 짜증이 나긴 했지만.



율이랑 함께

긴 도서관 테이블에 앉아서

무엇인가 하는 행위가

정말 좋다.

말하지 않아도,

무엇인가 같이 하지 않아도,

함께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30년 전에

신장도서관에 친구들과 놀러 다녔는데,

같은 도서관에 지금은 리모델링으로 확 바뀌었지만

10대가 된 아들과 있다는 게 참 좋구나.







육아휴직 8일차이자

8월의 첫날.

컨디션이 좋다.

교대 근무의 피로도가 덜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짜증이 덜하다.

내 기분이 좋다.


오후 5시.

축구하는 솔의 팀 연습경기를

노원구의 재현중학교 축구부와

한다기에,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갔다.

학부모 단톡방에

1학년에 제일 먼저 경기 후에

집에 자율적으로 간다고 해서,

막내를 하원시킨 후

같이 왔다.


1학년 골키퍼가 두 명이라,

솔은 후반전에 골키퍼로 투입됐다.

연습경기에 거의 오지 않는데,

올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같은 팀의 다른 골키퍼가 실수하면 좋겠다.'


그래서 솔이가 뛸 때는

슈퍼 세이브와 무실점 경기가 되면서

솔이가 더 빛나면 좋겠다는 생각 말이다.

참, 나쁜 마음이다.

부모 된 입장에서

모든 아이가 잘 하면 좋은 것 아닌가.

다 응원해야 하는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쉽지가 않다.

그래서

연습경기를 보러 잘 오지 않는다.










솔이가 늦게 끝나서,

저녁 8시 30분에 집에 도착했다.

오늘 저녁은 피자를 먹을 예정이었으나,

우리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퇴근하는 아내가 돈가스와 냉면을

저녁으로 만들었다.


'역시 주부 9단과 주부 2단의 차이가 크다'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네 아들 모두 육아휴직을 냈다. 모든 육아휴직 때, 아이들은 태어나서 돌이 되는 시기였다. 자기를 돌볼 시간은 물론이고, 잠도 제대로 못 잤을 것이다. 지금 나는 육아휴직 중이다. 다행히 형들은 중학생이고, 막내는 36개월, 최소한 소통은 된다. 음. 아내가 육아휴직 동안 참 힘들었겠구나.'


아내가 만든 돈가스를 저녁으로 먹으면서

아내에게 육아휴직 동안


"고생이 참 많았네"


라고 말해주었더니,

내가 당시에 이렇게 말했단다.


"나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어.'


내가 죽일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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