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2토-육아휴직 9일차
20250802토-육아휴직 9일차
어젯밤에
막내와 자 버렸다.
매일 육아휴직 일기를 쓰는 게
중요한데.
이런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8월 3일 일요일,
아침 6시 40분에
일어나 어제의 육아휴직 일기를
적는다.
어제도 어김없이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렸지만
일어나지 못했다.
밤에 10시쯤에는
잠을 자야지 일찍 일어날 텐데,
밤 12시가 다 되어서
자다 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어진다. 막내를 재워하는 것도 내 몫이니.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쓰도록
잘 계획해야겠다.
어제 아침에 축구하는 솔이는 오전 운동으로.
아내와 막내와 함께 학교까지 데려다주었다.
'솔, 너 엄청 피곤해 보인다'
땡볕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운동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피곤할까.
'자기가 선택했으니, 군말 없이 해야겠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옆 동네의 베이글 맛집에 들렀으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포기다.
같이 일하는 선배가 갓 구워서 나온
베이글을 사 다 주었는데,
맛있었다.
'베이글이 이렇게 쫄깃한지 전혀 몰랐다.'
빠르게 포기하고, 막내와 함께
시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에 갔다.
혹시 몰라서 물놀이할 옷을 챙겨 왔는데,
잘 됐다.
물놀이장은 10시 개장이고,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아마도 이곳이 다른 물놀이장보다는 인기가
없는 곳인 것 같다.
막내는 두 시간 동안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나도 같이 들어갔다.
굳이 내가 없어도 혼자 여러 군데,
돌아다니면서 알아서
잘 노는 막내다.
점심은 금요일에 먹지 못했던, 피자다.
두 판 샀는데,
금세 뚝딱이다.
내가 제일 많이 먹긴 했다.
고모가 와서, 막내와 율이를 데리고
근처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 다섯 군데에 들렀는데,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시 돌아왔다.
'예약. 커트가 돈이 안 되어서 그런가? 에고'
오후 3시쯤.
율과 함께 동묘에 갔다.
집에서 지하철을 타면,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6호선 동묘역에 내렸다.
토요일인데,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 안 보인다.
날씨가 뜨거워서 그런 것 같다.
오늘의 동묘 미션은
율의 KT위즈 원정 유니폼을 사는 것이다.
한 바퀴 돌고, 두 바퀴를 돌다가
유니폼을 찾았다.
딱 봐도 괜찮아.
KBO 유니폼만 모아서 파는 가게다.
사장님은
"이거 원래 7만 원인데, 학생이 사면 6만 원에 해 줄게?"
"5만 5천 원은 안 돼요?"
더 깎아달라고 말했지만,
사장님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우린 다른 매장을 둘러보고 온다고 나왔다.
근처를 세바퀴 돌았다.
KT위즈 유니폼을 발견했지만,
원정이 아니고,
율이가 찾는 게 아니었다.
아마도 율의 눈에는
KT위즈 원정 유니폼이
아른거리겠지.
고민에 고민을 한끝에,
다시 아까 왔던 가게에
도착했다.
다시 흥정을 시작했지만
사장님의 철벽 방어에,
6만 원에
유니폼을 샀다.
율은 유니폼을 사면서
엄마와 나의 눈치를 본다.
자기 돈을 사면서.
나는 한 푼도 보태주지 않았다.
"이거 샀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고. 잘 입어."
왜 이 사장님은 더 깎아줄 것도 아니면서,
공부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유니폼을 한 손에 들고,
기분 좋게 가게를 나왔다.
그냥 봐도
율의 얼굴 표정이 행복해 보인다.
율은 자기가 원하는 게 생기면
돈을 잘 모아서 구입한다.
리셀도 잘 한다.
전에 동묘에서 산 스마트 폴더폰을
괜찮은 가격에 판 적도 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율이가 사준 시원한 음료수에,
내가 산 천 원짜리 토스트를 먹으면서
마지막으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돌아왔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내가 율이었다면,
나는 돈이 아까워서 6만 원짜리 유니폼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율은 고민 끝에 사서, 행복해한다.
행복은 이런 것 아닐까?
돈을 쓰더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기분 좋게 쓰는 것.
아. 집에 도착해서,
민생회복 지원금으로
8만원치 장을 봤다.
이제 지원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산 것도 별로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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