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육아휴직 일기

20250810-육아휴직 17일차(지금, 최선을)

by 치치

20250810-육아휴직 17일차(지금, 최선을)


시간이 진짜 빠르다. 내가 벌써 휴직한 지, 2주를 지나서 3주 차를 지나고 있다니 말이다. 분명히 눈 깜짝할 사이에 6개월 또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갈 것이다. 시간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계획한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이것이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에 지지 않는 나의 경험으로 알아난 방법이다.


You may delay, but time will not.
(당신은 미룰 수 있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벤자민 프랭클린

어제는 인천공항에 아내와 큰아이를 데려다주고, 맥도널드와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맥도널드의 해피밀 세트의 장난감은 전보다 상태가 별로였다. '이런 걸? 장난감으로' . 각자 맥모닝을 하나씩 다 먹고, 도서관에 갔다. 각자 책을 골라서 읽으려 했으나, 막내에게 책을 몇 권 읽어주었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dvd를 봤다. 요즘은 도서관 dvd의 헤드폰이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신세계다.

헤드폰이 2개라 나는 보지 않았다. 옆에서 영상와 자막으로 보는데, '영화나 책은 당시의 내가 어떤 환경에 있는지?'에 따라 포인트가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빠, 엄마가 손님의 음식을 다 먹어치워서 돼지로 변화는 장면과 센이 강의 신에게 받은 소중한 경단(맞나?)을 하쿠와 누군가에게 먹인다.

원래는 돼지로 변한 엄마, 아빠에게 먹이려고 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무엇인가 번뜩하고 내 마음에 스쳐갔다. 뭘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감독미야자키 하야오출연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나츠키 마리, 나이토 타카시, 사와구치 야스코, 가슈인 타츠야, 카미키 류노스케, 타마이 유미, 오오이즈미 요, 하야시 코바개봉2002.06.28.


전날 아내와 큰아이는 비행기가 연착되지 않고, 일본에 잘 도착했다. 기타큐슈 날씨가 3일 내내 비 소식이라 조금 우울하지만, 비가 오면 비가 내리는 데로, 햇빛이 쨍하면 쨍하게 여행하면 될 것이다.

'16세 남자아이는 일본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생각할까? 어떤 감정일까? 일본의 무엇을 좋아하기에, 일본에 가고 싶었던 걸까?'


나의 중학교 때는 해외여행은 꿈도 꿔 본 적이 없기에, 큰아이의 마음이 궁금하다. 막상 물어보면, 뭐 시큰둥하게 대답하겠지만. 이 여행을 통해서 한 뼘 더 자라있을 아이에게, 2학기 때(나름 고등학교 입시 준비생)는 아무 말도 없이 가끔 편의점 쿠폰을 보내주면 묵묵히 응원해 줘야겠다.


오늘은 주일이다. 막내와 쌍둥이 형들과 함께 교회에 갔다. 막내의 생일은 8월 16일이다. 오늘 교회 영아부에서 8월 생일잔치를 한단다. 막내에게 살짝 이야기해 줬다.

"오늘 예배를 잘 드리면, 생일잔치한데."


그러나 막상 예배 시간이 되니, 별 소용이 없었다. 괜히 '만약~' 화법으로 나만 치사한 아빠가 된 것 같았다. 어차피 생일잔치를 예배를 잘 드리는 것에 상관없는 데 말이다. 게다가 오늘은 영아부가 전보다 엄청 시끄럽고, 산만하다. 예배는 이미 포기다.


오후 4시다. 낮잠 자고,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시간은 내 마음과 달리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흐른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안 하거나 쉬고 있으면 마음이 상당히 불안했다.


'책이라도 읽던지?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하는데?'


늘 이런 마음이었다. 지금이 불안했고, 미래가 무서웠다. 아이를 낳으면서 이런 마음은 더 커졌다. 남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가 된다던데, 나는 불안감이 더 커 갔다. 무서웠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는 내가, 이렇게 불평만 하는 내가 너무도 싫었다. 그러나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간은 또 흘러 흘러, 아이넷 아빠와 중년이 되었다. 돈이 정말 많이 들어가 시기에 육아휴직을 했다. 뜨문뜨문 두려움과 불안감이 밀려온다. 그런데 전과는 조금 다르다. 전처럼 불안감으로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은 아니다. 조금은 평안하고, 조금은 활기차다.


지금 이 시기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시간이다. 할 수 있는 만큼 가족을 사랑하고,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불어 책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 발견하려고 노력 중이고, 앞으로 내 삶의 방향을 수정하려고 한다. 이런 글을 쓴 것 보니, 나도 나이가 들긴 했다.


You are never too old to set another goal or to dream a new dream.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꿈을 꾸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
-C.S.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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