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토)-육아휴직 23일차(36개월)
20250816(토)-육아휴직 23일차(36개월)
가을의 기운이 아침과 밤에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여전히 낮에는 땡볕 더위다. 에어컨을 안 켜도 될 날씨가 조만간 오겠지. 전날 야구장의 피곤함이 안 풀렸다. 아침 8시가 넘었는데, 여전히 꿈나라다. 아침 자전거를 타기 위해 나가려는데, 막내가 깼다. '분명히 아빠 어디 가요? 같이 가요?'라고 할 텐데.
'오늘 막내의 생일인데, 같이 가자.'
막내를 준비시키고, 시원한 물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날씨가 덥다.
'자전거 타다가 죽는 것은 아니겠지?'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가 한 칸과 두 칸 사이다. 출발이다. 배터리가 다 닳으면, 힘껏 페달을 밟으면서 오지 뭐. 집 앞 조정경기장으로 출발이다. 확실히 더워서 사람이 별로 없다. 며칠 전 아침 7시쯤에는 자전거를 탈 때는 달리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조정경기장을 한 바퀴 돌았다. 중간에 물을 3번 마시고, 그늘을 찾아다니면서 말이다. 막내는 참 신기하다. 멀리 있는 내 자동차와 똑같은 차를 색깔에 상관없이 보면서, "아빠 차'라고 소리 지른다. 길가에 흔들리는 강아지풀들을 보면서, "아빠, 꼭 물이 흐는 것 같아요" 어디서 이런 표현을 배웠을까. 생각해 보면, 형들도 예상 못 했던 표현을 했었는데, 이제는 속세의 찌들어서 스마트폰만 보기 바쁘다.
이어서 미사도서관에 들렀다. 도서관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땀으로 습해진 내 몸이 뽀송뽀송해진다. 역시 여름에는 도서관이다. 정수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4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나라 전쟁사'를 전시하고 있었다. 6.25 ~ 연평도까지. 막내는 아기가 혼자 울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왜 울고 있는지?" 묻는다. 막내가 이해했는지 모르겠으나, "전쟁 때문에"라고 설명해 줬다.
'지금 전쟁이 일어났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무섭다.'
1층 어린이실로 내려가, 큰 책을 읽었다. 여기서 큰 책은 아이들을 위한 4절지 크기의 책을 말한다. 안녕달 작가의 할머니의 여름 휴가를 읽었다. 할머니와 반려견이 손자가 주고 간 소라 안으로 들어가 바다에서 휴가를 즐기는 내용이다. '참. 안녕달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진다.'
막내에게 내 손 모양을 소라처럼 만들어서 귀에 대보았다. "무슨 소리 들려?", "끼익~끼익~" 기러기인가? 도서관에서 짧은 여름 휴가를 끝내고, 단지의 고래 놀이터로 향했다. 아직 전기자전거의 배터리가 남아서, 전기의 힘을 빌려서 페달을 밟았다.
놀이터에는 아무도 없다. 아. 그네의 5학년 남자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그 외의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햇빛은 점점 뜨거워진다.
"집에 가자?"
"조금 더 놀고요."
"그럼 스타벅스 갈까?"
"네"
36개월인데, 스타벅스를 안다. '스타벅스가 마케팅을 잘 하는 건지? 아이가 똑똑한 건지?'는 모르겠다. 아. 가끔은 너의 말과 행동, 얼굴 표정을 볼 때마다, 7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오늘 생일이니까, 네가 마시고 싶은 망고 스무디와 케이크를 먹어라. 조금 있다가 율이와 아내가 도착했다. 판이 커졌다. 작은 초코 케이크로 생일 케이크를 대신했다. 비록 생일 축하 노래는 불러주지 못했지만. 맛있게 먹는다. 케이크가 조금 남았을 때, 남겨진 나름 큰 케이크 부스러기를 하나 먹여 주었다.
"36개월 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줘서. 먹을 것도 줘서 고마워."
집에 오는 길에, 아름다운가게에 들렀다. 생일선물로 삼천 원짜리 포켓몬 머리띠를 골랐다. 다행이다. 비싼 물건을 고르지 않아서. 다시 자전거 뒷좌석에 앉아서 집으로 가는 길에, 막내는 피곤했는지? 행복했는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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