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육아휴직 일기

20250827(수)-육아휴직 33일차(도움이 될까)

by 치치

20250827(수)-육아휴직 33일차(도움이 될까)


코로나 자가 격리 3일차다.

우선 아파서 집안일은 안 할 줄 알았는데, 쉬니까 더 많이 한다. 안 보이던 먼지가 보이고,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장소의 더러움이 보인다.


' 집안일은 안 하면 티가 팍 나고, 해도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집안일을 맡아서 하는 모든 분에게, 특히 아파도 티 내지 않고, 묵묵히 집안일을 하던 어머니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는 지금 조금 아픈 것 가지고도, 아프다고 티 내면서 집안일을 어떻게 하면 안 할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집에 있는 내가 하고 있지만, 어제는 쌍둥이 율과 막내가 마트에서 우유 등을 사 왔다. 고맙다.


어제와 오늘 아침. 다들 출근과 등교, 등원을 한 후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했다. 빨래는 아직 안 말라서 제습기를 돌렸다. 10평도 안 되는 거실을 몇 번 왔다 갔다 했다고, 땀이 주르륵 흐른다. 월요일보단 몸이 괜찮은데, 여전히 컨디션이 안 올라온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해야 할 일이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격주로 쓰는 칼럼을 쓰고, 수정했다. 제목은 '코로나의 끝은 드라마 정주행'이다. 잘 쓰지 못하는 글이지만 '내가 이렇게 쓰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글의 주제는 대부분 내 일상 이야기다. 누가 봐도 식상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나만의 시선으로 잘 포장해서 쓰고 있다.


'내 글이 독자에게 도움이 될까?'

늘 글을 쓰면서, 고민되는 지점이다. 이런 일상적인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는지. 인문학 공부를 시작으로 글을 쓴 지, 햇수로 8년째다. 그 사이 운 좋게 공모전을 통해서 한 권의 책을 출간하고, 여러 작가들과 함께 한 권의 책을 더 출간했다. 두 권 다 내가 글을 잘 썼다기보다는 나의 날것의 모습을 좋아했던 같다.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저자김종하출판호밀밭발매2020.12.20.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final : 행복저자박이서,이선비,이로베,정차차,겨울정원,살그미,영주,홍정기,스원,동글베이글,카퍼필드,치치,오로지,이선,조영주출판푸른약국발매2021.12.06.






지금의 글은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밑천이 다 드러났다. 내가 읽어도 똑같은 패턴에 똑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소방서, 4형제 육아, 맞벌이 이야기 등등. 이제는 진짜 소재가 별로 없다. 이럴 때는 산책을 해야 한다. 소재가 떨어졌다고 생각할 때, 산책을 하면 무언가가 떠오른다. 머릿속에 잘 기억했다. 어떻게, 어떻게 한 꼭지를 쓴다.


'왜 나는 글을 쓰려는 걸까?'


글을 잘 쓰지도, 두 번째 책을 출간할 능력도 없으면서. 왜 글을 쓰려는 걸까. 휴직 중에 아침 시간에 집중적으로 글을 쓰고, 책을 읽으려는 걸까? 남들처럼 주식공부해서 지금 막 뜨거운 주식시장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지인의 지인은 최근에 주식에서 1억을 벌었다고 한다. 부럽다. 주식공부보다는 글 쓰는 게 더 재밌다. 미친 것 같다. 주식은 아무나 하나. 다 준비되고, 공부한 사람이 주식도 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 즐겁다.

글을 쓰면 내 머릿속이 정리된다.

글을 쓰면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더 잘하려고, 다짐하게 된다.

글을 쓰면 반성하게 된다.

글을 쓰면 미래를 위해 준비하게 된다.

글을 쓰면 배가 부르다.'


오늘도 별 이야기도 아닌 내용을 한 꼭지를 썼다. 누군가에게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소중한 재산을 하나 더 생겼다.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만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공감되는 글일 것이다. 왜? 나도 누군가의 시답지 않을 글을 읽으면서 용기를 얻고, 도전했으니까.



(137)결국 연암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사색과 글쓰기보다 나은 투자처를 아직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 시간을 집중해서 쓰려고 했고, 시간이 엉뚱한 공간에서 방황하는 현실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했다. ~ 세상에는 타인을 이해하기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니 바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다. ~ 짊어진 배낭 속에 있는 온갖 감정을 꺼내 일상이라는 실험실 속에서 바닥까지 경험해야 하기 때문에. 그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산을 쉽게 오를 수 없다. 오십이 시작하는 마음공부 by 김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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