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육아휴직 일기

20250825(월)-육아휴직 31일차(약하다 약해)

by 치치

20250825(월)-육아휴직 31일차(약하다 약해)


주말에는 블로그에 일기를 쓸 수가 없다. 왜? 종일 막내를 돌보고, 밥을 하니까. 아내가 좀 하면 좋을 텐데, 내가 휴직중이라 손도 까딱하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화가 나지만, 전에 나도 비슷한 행동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괜히 미안해진다.


'참을 忍 忍 忍 忍 '


오늘 아침 컨디션이 별로다. 아이들에게 아침을, 이틀 전에 깨 먹은 달걀로 계란 프라이를 만들었다. 계란말이를 하고 싶었으나, 그냥 섞어버렸다. 축구하는 솔이를 태워다 주고, 막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오늘부터 다시 도서관에 가야지. 9 to 4.


몸이 이상하다. 온몬이 뜨겁다. 머리가 팽 돌고, 목이 칼칼하다. 솔이가 전지훈련 중 영월의 한의원에서 받은 '은산교' 감기약을 연거푸 먹었다. 타이레놀도 한 알 챙겨 먹었다. 잠을 자려 해도, 깊게 들지 않는다. 열을 재니, 38도가 넘는다. 2년 전 코로나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었다.


'토요일에 동묘에서 땡볕에 돌아다니고, 어제는 솔이랑 땡볕에서 축구해서 그런가. 에어컨 바람도 쐬고.'


안방에 계속해서 누워있었다. 몸이 계속 뜨겁다.


'그냥 집에서 쉬면 낫지 않을까?'


오후 1시 40분에 전기 자전거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2시까지 점심시간이지만 바로 접수를 했다. 드디어 내 진료 차례다.


"코로나 같은데요. 코로나 검사해 볼게요?"

"네, 2년 전 코로나 걸릴 때랑 비슷한 것 같긴 해요."

"(마스크를 건네며) 두 줄 보이시죠. 주사도 좀 센 거로 처방할게요."


아니. 코로나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덥고, 추운데를 너무 왔다 갔다 해서 그런가. 병원에서 나올 때, 소방서에서 자주 마시던 노란 믹스 커피 한 잔 타 먹고 오려고 했는데, 너무 충격이 커서 까먹었다. 약국에서 약을 처방받고, 바로 집으로 왔다. 5분 거리도 아닌데, 땀이 주르륵 흐른다.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니 몸이 조금 괜찮다. 열도 내린 것 같다. 오늘 하루는 혼자 방에서 격리중이다. 막내와 아내가 어젯밤에 내 옆에서 잤는데, 괜찮을지 걱정이다. 다시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막 떠오른다. 기운이 별로 없어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김씨네 편의점'을 즐겨 보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국 교민인 김씨에 가족의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겪는 드라마다. 가족과의 에피소드도 재밌고, 부부와 애들(성인 자녀)과의 이야기도 재밌다. 우리 애들도 조금 더 크면 주인공의 자녀들처럼 되겠지. 스마트폰을 들고, 이 드라마를 계속 보고 있다.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는 주인공 아빠와 엄마의 영어 발음이 구수해서, 잘 들린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려면 우선 내 발음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문제는 상대방의 영어 발음이 잘 안 들리기에, 나는 주인공의 구수한 발음으로도 원어민과 대화할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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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네 편의점 시즌2연출미등록출연폴 선형 리, 진 윤, 시무 리우, 안드레아 방, 앤드류 풍, 니콜 파워방송2017, 캐나다 CBC


후배가 추천해 준, '나의 아저씨'를 봐야 하는데,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담아만 놓고, 아직 1화도 시작하지 못했다. 후배가 절대로 유튜브에서 1시간짜리 모아보기로 보지 말라고 했다. 그것도 2년 전에. 나는 아직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왠지 우울할 것 같아서 손이 잘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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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연출김원석출연이선균, 아이유, 고두심, 송새벽, 장기용, 이지아, 정영주, 김영민, 권나라, 안승균, 정재성, 류아벨, 신구, 손숙, 전국환, 정해균, 박해준, 오나라, 박호산, 김민석방송2018, tvN


막내는 저녁 7시 30분에 하원이다. 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 야간 보육이 신청했다. 막내는 저녁까지 먹고 온다. 집에서 내가 해주는 밥보다 훨씬 맛있는 밥을 먹고 올 것이다. 아내는 아침에 SRT 타고 대구 출장을 갔다. 저녁 7시 30분에 막내와 함께 집에 올 예정이다. 저녁을 준비해야 하는데, 미안하다.


모르겠다.

내 몸이 약해서 코로나에 걸린 건지? 집안일이 힘들어서 걸린 건지?

강제적을 쉬게 되었으니, 내일은 후배가 추천해 준 '나의 아저씨'를 정주행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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