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10827금)
아이들은 각 방에서 온라인 수업 중이고, 나는 내 공간에서 묵상 중이다.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덩달아 나의 묵상은 깨졌다. 온유가 들어왔다.
"아빠, 쉬는 시간인데 5분만 패드 해도 돼요?"
"왜? 지금 수업하는 중이잖아."
"아. 게임에서 보상해준다고 해서요."
"........"
온유는 거실의 냉장고에서 얼음 하나를 입에 넣고서, 방으로 돌아갔다. 나의 잔소리는 계속되었다.
"얘들아. 수업 시간에는 핸드폰 하는 거 아니잖아. 우리 잘 지키자."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묵상하려는데 안 된다.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양말을 신고, 모자를 눌러쓰고, 산책을 나왔다. 마음이 불편할 때 걸어야 한다.
'아빠로서 할 말을 한 것 뿐인데, 마음이 왜 이렇게 불편하지?'
온유에게 '안~돼~'라고 말 한 게 계속 마음이 남아있다. 계속 걸으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물방울 맺힌 풀잎 사진을 찍고, 걷다 보니 감정이 조금 정리되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나는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에게 '안 돼'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라지 않았다. 물론 내가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잘했어'라는 말도 잘 듣지 못했다. 막상 온유에게 내가 잘 안 듣고, 안 하던 '안 돼'라는 단어를 너무 강력하게 말했더니 마음이 무거워진 것 같다.
분명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말인데, 아니면 이렇게 말 해야 했나.
'온유야. 지금은 수업 시간이니까. 조금만 참아보자. 그리고 수업 시간 끝나고 하자.'
아니면
'온유야. 5분 동안 빨리 접속했다가 보상받아. 이번만이다.'
나는 원칙보다는 임기응변에 뛰어난 사람이기에, 온유에게 2번처럼 말했다면 내 마음이 편했을 텐데. 그래도 수업 중인데, 지켜야 하는 원칙이 있으니.
하여튼 잠깐 산책하고 돌아왔더니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수업 중이다. 온유의 얼굴을 잠깐 살펴보니 그냥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다. 다행이다.
'한때 우리 자신이었던 아이는 일생 우리 내면에서 살고 있다.' -프로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