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박을 보면서

오늘의 인생(20210804수)

by 치치

아침부터 솔과 함께 병원에 가느냐 바빴다. 10시쯤 집에 도착했는데, 온유가 지금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을 한다고 한다.

"응. 봅시다."

온유는 바로 TV를 세팅하고, 배구 채널에 고정했다. 3세트가 진행 중이었고, 우리가 이기고 있었다. 3세트는 접전 끝에 우리나라가 가져왔다. 마지막 세트 포인트를 박정아가 해결했다. 4세트는 맥없이 졌고, 운명의 5세트다.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15:13으로 우리나라가 이겼다. 역시 식빵 언니가 매치 포인트를 장식했다. 터키는 세계 랭킹 4위고, 우리나라는 11위다. 일본은 10위, 도미니카는 7위.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 배구가 꽤 선전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이긴 우리나라 선수들도 울고, 진 터키 선수들도 운다. 나도 운다. 나이 먹으니까 눈물만 많아진다. 승패를 떠나서 양 팀 다 열심히 했고, 그 과정을 알기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3세트 마지막을 끝냈던 박정아 선수가 보였다. 5년 전 리우 올림픽 때 엄청 욕을 먹었음에도 다시 태극 마크를 달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당시 상대 팀 선수들이 집요하게 리시브가 불안한 박정아 선수에게만 서브를 넣었다. 아마도 엄청나게 맨탈이 털렸을 것이다. 5년 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당당히 우리나라 대표 공격수로 뛰는 모습이 진짜 보기 좋았다.

트라우마(강력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 건강 질환). 웬만해서는 극복하기 힘들다. 솔직히 내가 박정아 선수였다면 배구를 포기했을 것 같다.

그 트라우마를 5년 동안 극복하고, 준비하면서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4강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사를 찾아보니, 하루 리시브 700개, 리우 악몽서 깨어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단다. 역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사람은 다르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경험을 쌓고, 본인 스스로가 피나는 노력을 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김연경 선수를 포함해서 많은 동료가 응원해줬기에 지금의 박정아가 되지 않았을까.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박정아 선수가 더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길 응원해본다. 이왕 4강 진출했으니,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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