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오늘의 인생(20210630수)

by 치치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려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일의 능률도 오르고 성취감도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미리 알고 그 일을 선택해 자신의 평생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1000명에 한 명, 아니 1 만 명 중 한 명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설령 희망하던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배치되어 원하는 업무를 맡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1 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기 때문에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88쪽-

얼마 전 ‘왜 일하는가’의 책의 내용으로 칼럼을 읽었다. 칼럼의 제목은 편집자 이연실이 쓴 ‘매일 안 좋아하는 일을 하러 가는 당신에게’ 였다.

함께 일하는 후배의 프로필 사진을 보다가 ‘왜 일하는가?’ 책이 있기에 바로 빌려서 읽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다. 이 책을 대기업 CEO들이 직원들에게 추천도서로 선정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뭔가 결과가 보인다. 덤으로 내면의 성장도 함께’. 사실 이런 책 싫어하는데 이상하게 공감이 많이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15년간 ‘이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야’라는 초지일관의 자세로 일해왔다. 어쩌다 솔직하게 쓴 글이 공모전을 통해서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으로 출간되기까지 했다.

‘오렌지 유니폼은 나와 어울리지 않아’

‘나는 특별한 사람이기에 이곳과 어울리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일은 이 일이 아닌데, 빨리 세상에 나아가서 찾아야 하는데’

갖가지 이유를 붙여가며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이곳이 아님’을 떠벌리고 다녔다. 아이러니하게 맡은 일은 투덜대면서 잘했다. 행정업무, 상황실, 검찰청 파견까지.

지금은 15년 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펌프차, 화학차 심지어 고가사다리차 조작까지 맡고 있다. 지금 이곳은 ‘나름대로 생각해서 왔는데, 생각과는 달리 많은 일이 벌어진 곳’이다.

그런데 이게 또 시한하다. 전에는 하기 싫다고 뺏을법한데, 그렇게 하기가 싫었다. 최선을 다한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빼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지금은 15년 전에 상상도 못 했던 펌프차부터 특수차까지 맡고 있다. (변한 건가? 이제는 이곳이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가?)

그러면서 15년 동안 이곳에서 마음을 잘 못 붙이고 지냈던 세월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때 어떤 마음을 먹었느냐에 따라 지금의 삶이 달라졌을 텐데. 여전히 교대근무는 힘들다. 출동의 압박은 더 힘들다. 다른 직업이라고 안 힘든 일이 없겠는가 싶지만.

하여튼‘왜 일하는가?’ 책을 읽으면서 일과 삶에 대한 많은 힌트를 얻었다. 일에 대한 태도와 앞으로 내면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말이다.

3년 뒤 명퇴를 꿈꾸고 있다. 그때 가서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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