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10628월)
어제는 당직근무이자 쌍둥이 솔과 율의 열 번째 생일날이었다.친구들과 생일잔치하고, 신나게 놀았는지 저녁쯤에 솔에게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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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 지하철 타고 하남시청에 있는 홈플러스가 가려다가 서울 가는 걸 탔는데요. 어떤 아줌마한테 물어봐서 굽은다리역에서 내려서 다시 홈플러스가 가는 지하철로 갈아탔어요. 장난감도 사 오고요.”
“엥?”
“내일 저랑 같이 자요.”
“내일 일은 내일 이야기하자.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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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녀석들이다. 겁도 없이 지하철을 타다니. 저번 달에 둘이서 종로3가역까지지하철을 타더니 자신감이 생겼나 보다. 그래도 아빠, 엄마가 걱정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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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일이 떠오른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혼자 버스를 타고, 작은 엄마 댁에 간 적이 있었다. 무서웠다. 내려야 할 정류장이 다 비슷하게 생겨서 어디서 내려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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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방송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잘 못 내리면 어떡하지? 왜 버스 정류장이 다 비슷하게 생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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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무사히 작은 엄마네 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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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솔과 율.혼자 어딜 가면 무서울 나이지만 둘이기에 가능한 것 같다. 아마 솔 혼자 가라고 했으면 못 가지 않았을까. 아니 갈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솔와 율. 둘이기에 용감하게 갈 수 있었겠지. 의지할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무서워도 걱정해줄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잠자기 전 둘이 딱지치기하면서 티격태격 큰 소리를 지르면서 싸워도 이럴 때는 둘이 하나가 되나 보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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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과 율의 지하철 모험담을 들으니 지금 내 옆에는 나를 믿고, 지지해줄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졌다.물론 가족 빼고, 그런데 가족을 빼니 거의 없네. 그래도 가족이라도 있는 게 어딘가 싶다. 내가 못 하더라도, 실패하더라도 나를 믿어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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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조금 살아보니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동기부여 하면서 살기란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힘들 때마다 곁에서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걸 그때는 모르고 지내다가 시간이 한 참 지나고 나서 아는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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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김솔과 김율은 둘이라서 큰 시너지가 생긴다. 더 좋은 일에 더 큰 시너지가 생기길 열 번째 생일을 맞은 솔과 율에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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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잠깐 산책 중 솔과 율에게 딱어울리는 노래가 떠올랐다. ‘솔은 율의 그대가 되어, 율은 솔의 그대가 되어 오싹한 낭떠러지도, 뜨거운 불구덩이도 상관없고, 두렵지 않고 두 손을 잡고 함께 하나가 되어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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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랑 by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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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겁이 나요 사실이 그래요
앞길은 한치앞도 모르니
그대도 그런가요 마찬가지인가요
떨고있는 내가 우습지는 않나요?
그대랑 함께 갈래요 꼭 끌어안고 갈래요
서로에게 서로라면 더 할 나위가 없어요
오싹한 낭떠러지도
뜨거운 불구덩이도 상관없어요.
두렵지 않아요. 이제 내손 잡아줘요.
아무런 말도 (필요)없고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어요.
그대랑 하나되어 간다면
우리가 우리가 되어 간다면 그럼 충분해요.
어깨동무하고 팔(짱)을 엮고서
떨려오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서
그대랑 함께 갈래요. 꼭 끌어안고 갈래요.
서로에게 서로라면 더 할 나위가 없어요.
오싹한 낭떠러지도
뜨거운 불구덩이도 상관없어요.
두렵지 않아요. 이제 내손 잡아줘요.
아무런 말도 필요없고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어요.
그대랑 하나되어 간다면
우리가 우리가 되어 간다면 그럼 충분해요.
허풍이 될지도 몰라요. 흔들릴 수도 겠죠.
그럴 땐 둘이서 되새기기로해요 .
지금의 마음을 처음의 이 큰 설렘을
아무런 말도 필요없고 어느 누구도 말릴 수 없어요.
그대랑 하나되어 간다면
우리가 우리가 되어 간다면 그럼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