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10608화)
원래 사는 게 피곤한 거에요.
⠀
그제 주일은 24시간 당직근무와 어제 아침은 2시간 일찍 퇴근해서 녹색 학부모회 학교 앞 교통봉사를 했다.
⠀
연차가 늘어갈수록 교대근무가 참 힘들다. 몸도 마음도 금방 지치고, 전처럼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이 몸으로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동안 몸과 마음이 빨리 피곤해지니 이곳을 더 빨리 떠나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엇을 준비했을까?’
⠀
몸이 피곤해지면 마음도 피곤해진다. 마음은 무언가를 준비하고, 갈구하지만 몸이 안 따라주니 생각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청소기를 돌리다가 10살 율에게 물었다.
⠀
“아빠는 왜 이렇게 피곤하냐?”
“원래 사는 게 피곤한 거에요.”
⠀
아. 맞다. 원래 사는 게 피곤한 거지. 어제와 오늘은 다른 날보다 유독 더 피곤하고, 머리도 아프다. 책을 출간하고 나서 회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오늘은 3년 뒤 다른 일을 하는 모습을 상상할 정도로 힘들다.
⠀
혜경스가 만든 샌드위치와 커피로 늦은 아침을 먹는다. 어제 온유가 읽었던 ‘커피 한잔할까요 7권’ 이 식탁 위에 있길래 읽었다. 이 책을 10번은 읽은 것 같은데 읽을 때마다 새롭다.
⠀
“쉽게 일하면 쉽게 까먹는 법.”
(지금의 교대근무가 어려운 일이기에 나중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일의 소중함을 더 잘 알 수 있으려나?)
⠀
그나저나 오늘은 야간 출근이구나. 벌써 피곤하네. 눈은 부었고.
⠀
“새로운 음은 어디에도 없어. 건반을 봐. 모든 음은 이미 그 안에 늘어서 있지. 그렇지만 어떤 음에다 자네가 확실하게 의미를 담으면 그것이 다르게 울려 퍼지지. 자네가 해야 할 일은 진정으로 의미를 담은 음들을 주워 담는 거야.” - 재즈 피아니스트 ‘델로니어스 몽크’-
⠀
p.s
오늘은 ‘내 삶에 어떤 음을 확실하게 담아서 울려 퍼지게 할지’ 고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