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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Dec 06. 2021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한다는 건

오늘의 인생(20211206월)

코로나19 발생한  거의 2 만에  가족이 교회에 갔다. 그동안 모니터를 통해서만 예배드리는 것에 익숙해졌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교회 가기 위해서  준비하는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침 9 20분에 출발 예정이었으나, 우리는 10 늦게서야 출발했다. 다행히 고속도로에 차들이 없어서 생각보다 일찍 교회에 도착했다.


코로나19의 공백기 동안 교회는 다른 장소로 이사했고, 우리는 이사한 교회에 처음 방문했다. 오랜만에 아이들은 주일 학교에서 예배드렸고, 나와 혜경스는 본 예배를 드렸다. 오늘은 대표기도 다. 떨린다. 며칠 전 출근길에 떠오르는 기도 내용을 녹음해서 오늘 그 기도문으로 기도했다. 늘 누군가의 앞에서, 그것도 유튜브를 통해서 영상으로 송출되기에, 대표기도는 긴장된다.


지난 1월에 대표기도 했을 때, 기도를 쓴 종이와 마이크 대가 겹쳐서(눈이 약간 사시가 되는 느낌) 기도문을 읽는 데 애를 먹었다. 이번에는 만만의 준비를 했건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혜경스의 피드백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너무 또박또박 기도문을 읽은 것 아니야."


기도문을 읽는데 너무 집중하다 보니, 부자연스러웠나 보다.


'자연스러운 기도의 끝은 어디인가?'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정말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부자연스러운 게 정상이다. 부자연스러움을 자연스러움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늘답정(늘 답은 정해져 있다.) 단지 늘답정을 이런저런 핑계로 외면할 뿐이다.


어제 '연금술사'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52주 독서 모임의 지정 도서이기도 한 책이다. 아주 오래전에(아마도 20년 전) 이 책을 읽었다. 그때 기억에는 남는 것은 '자기 앞에 보물을 놓치지 마라'였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다가오는 게 다르다.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그래, 내가 만난 것들을 일일이 떠올리자면 끝이 없겠지. 하지만 내가 지켜온 길에는 곳곳에 표지들이 숨겨져 있었어. 덕분에 난 실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거야.'


무엇을 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고, 무의미하게 느꼈던 하루하루가 사실은 소중한 표지를 찾는 여정임을 말이다. 삶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 길이 생기고, 그 길을 또 가다 보면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보물을 발견하게 된다. 게다가 부자연스럽게만 느꼈던 일이 자연스럽게 바뀌어있겠지.(15년 동안 싫다싫다했던 일에 지금 나는 그동안 발견하지 못 했던 보물을 발견중이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중이다.)


어제의 대표 기도. 솔직히 고백하자면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상의 기도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표 기도를 할 때마다 양심에 엄청나게 찔린다. '내가 대표 기도할만한 사람인가?' 일상의 삶에 기도가 없으니 대표 기도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짐하고 싶지는 않다. 한 달 남은 올해에 부자연스러운 기도를 자연스러움으로 바꿀 수 있게 아침에 20분만 일찍 일어나자. 일상의 기도 속에 삶의 보물을 발견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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