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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Dec 04. 2021

파랑새는 늘 우리 곁에 있는데 말입니다

오늘의 인생(20211204토)

그제 저녁을 먹고  9 넘어 퇴근했다. 현관문을 열고, 안방에 들어가니 혜경스와  아이는  침대에 누워있다. 온유는 엄마의 헤어와 두피 건강을 위하여 머리카락을 관리하고 있고, 솔은 어린이 백과사전을 꺼내서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 '축구 경기를 하는 방법' 읽고 있다.


'솔, 그런데 그거 아니. 그거 2009년 판이란다.'


율은 언제 고양이 마루를 데리고 왔는지, 우리 이불 속에 다 자기 배 위에 마루를 올려놓고, 혼자 마루를 쓰다듬으며 '킥킥' 거리며 좋아하고 있다.


'왜 다들 엄마, 아빠의 침대에서 무엇을 하는 건가? 자기네 침대에 가지 않고 뭐 하는 건가?'


나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혜경스와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침대에 자리를 잡았다.


'아. 이 느낌이 정말 좋다.'


온 가족이 한 침대에 모여 각자의 모습으로 있는 게 그냥 좋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아. 이게 행복이구나. 우리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구나.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발견하지 못할 뿐이지.'


어린이 백과사전을 다 읽은 솔은 느닷없이 나눗셈을 풀겠다며 문제집을 가지고 온다.


'나는 문과인데.'


나는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솔에게 나눗셈을 알려주었다. 나의 가르침이 좋았는지 솔도 어려움 없이 문제를 잘 푼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감사하다. 내일 아침에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또 하겠지만 행복은 늘 가까이 있다는 진리를 깨달으며 눈이 스르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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