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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Sep 20. 2022

 먹어야 힘이 나고 기분이 좋은 나

그냥 나의 이야기


기억 속에 나는 늘 식탐이 있었다

먹는 걸 좋아했다

눈 앞에 음식이 있으면 그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엄마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하던 엄마가 아침에 저녁까지 먹을 밥과 반찬을 챙겨두고 출근을 하면 집에 오면 음식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밥통을 통채로 꺼내와서 반찬을 넣고 비벼 먹는걸 보고는 놀랬다고 계속 이야기 하신다. 4인 가족이 먹을 밥을 혼자 다 먹었던 것이다.

거짓말 같지만.. 어렴풋한 내 기억 속에도 있어서 부정하지 않는다.



20대 때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데

배가 너무 고파서 엉망이 된적이 있다 그 때의 기억은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 (왜 잊혀 지지 않고 계속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이 식탐이 사라지지 않는다

배가고프면 예민해지고 "먹어야한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누군가를 만나면 "밥 먹었어요?'가 먼저 나온다.

그만큼 나는 먹는데 진심이다 



배가 고프기만 하면 되는데 신경이 예민해 지는게 싫다

내가 먹고 싶은걸 먹는 순간, 무슨 일이 생겨서 못먹게 되면 짜증이 폭발한다

먹을 꺼에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내가 싫을 때가 있다

어린 시절 (10대)에는 그런 내가 싫지 않았다

예민해지거나 짜증이 나는 순간이 잘 없었다. 쉬는 시간에 간식을 먹고 ~ 길가면서도 핫도그나 떡꼬지를 사먹곤 했었다. 먹는데 스트레스가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 나는..

예민해지고 짜증이 나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그런 순간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고 참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가 싫다.



먹는 것 외에도 삶에 중요한게 많은데 먹는거에만 매달리고 싶지 않은데

나는 먹는거에 매달리고 있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고 그 시간을 즐기고 싶다

잠깐의 찰나 같은 순간이지만 적당한 바람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이 모든게 나를 즐겁게 한다. 힘 나게 한다. 힘듬을 잊게 해준다.


어른이 되고 참...

삶이 녹녹치 않음을 느끼고 어린시절에 하염없이 먹던 즐거움을 놓쳐버린 것 같다. 

마음껏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한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먹는것 외에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걸 못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위해 열심히 해본 기억이 많지 않다

꿈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이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취미에 푹 빠져 있는 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아침을 챙기고, 점심을 챙기고, 저녁을 챙긴다

아이들과 같이 간식을 먹는다


먹으면 힘이 난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먹으면 스스로 안도를 한다

먹어야 짜증이 사라진다.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나면 나는 하염없이 순해져 있다

'맛있는 음식'의 기준은 그때 그때 다르다 한달 전에는 맛있는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먹기 싫은 음식이 되어 있기도 한다. 임신과 출산을 여러번 경험하고 난 뒤 내 입맛이 이상해졌다

입맛이 들쑥 날쑥해져 버렸다



오늘도 나는 배가 고파서 짜증을 낸다.

같은 상황인데도 배고플 때와 부를 때 나의 반응은 다르다.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짜증이 나는 날이 있다 하루종일 힘이 없고 쳐져 있다 


당장 이걸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무언가 시작할 때 배부터 든든히 채운다.

간식을 먹어가면서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먹는게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을 '조금'은 적응을 한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집중할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 무언가가 지금 내 삶에는 필요다.

그때 먹는게 걸림돌이 될지 즐거움이 되어줄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배가 고프다

그래서 조금 예민해져 있다 누군가 툭 건드리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먹으면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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