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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Feb 28. 2023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했다니...

사남매맘 딤섬


"여행 가고 싶다 어디 갈때 없나?"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 했던가??

주위 지인들도 이렇게 여행을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다들 여행을 떠나고 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시간을 보상받듯이 다들 떠나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는 지인들을 보며 '나도 가고 싶다' 생각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가족이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건 아직 불가능 하다는걸 알기에 국내로 마음을 돌렸다. 주말에 근교 나갈 때도 차가 심하게 밀리는데 타지로 가는건 어떨까? 떠날 계획도 없는데 걱정부터 시작한다.

신랑에게 매일 이야기한다. 여기 어때? 저기 어때? 우리 여기까지 갈 수 있을까? 생일 때 여기 가보는건 어때? 여름 휴가로 여기는 어때? 계속해서 장소를 이야기한다. 계속 물어봐서 그런지 신랑은 이제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원래도 여행보다는 집에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코로나때도 크게 답답해하지 않았었다. 아이들과 내가 힘들어 하니 신랑도 최선을 다해서 나가려고 하고 있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얼마나 더 여행을 가야 하는걸까? 이게 나인걸까? 헷갈리는 기로에 서있다. 여기서 분명한건 나는 여행을 갈구 하고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기분이 계속 든다. 이런 이야기를 어디 말할 곳도 없고 해서 글로 풀어 내고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도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떠날 봄 여행, 여름 휴가, 강원도 여행까지 계속 여행을 생각한다. 갈 수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나는 마구마구 계획을 세운다. 어디를 갈까? 여기에 갈까? 예전에는 날씨며 온도며 이것저것 따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봄이면 봄대로 여름이면 여름대로 다 좋을 것 같다. 겨울은 '여행을 가는 계절'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겨울 여행을 가보니 '이게 겨울여행인가?' 싶고 마냥 좋았다 겨울의 여행의 매력을 알아버린 나에게 이제 그 어떤 계절도 두려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국내도 가본 곳 보다 가보지 않은 곳이 많다.(아주 많다) 외국도 좋지만 갈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고 계속 슬퍼하기 보다는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꿈꾸고 여행을 계획하기로 했다. 

'이렇게 안가본 곳이 많다니 ..' '왜 가보지 않았을까??' '여기 가보고 싶다.' 등 많은 생각을 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여행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해본적도 없는 사람이었는데 영행 생각만 하고 있다는게 신기하다. 20대 때는 늘 꿈을 향해 가는 것만 생각했었다. 지금은 이걸 해야 나중에 내가 앞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여기저기 다녀보지 못한게 아쉽고 아쉽다. 아무리 그래봐야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예전의 나라면 100%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즐겁게 지금의 나를 나의 감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꿈꾸는게 한가지라도 있으면 삶이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지금 내가 꿈이란걸 꾸고, 하고 싶은게 생기다니 그것만으로도 좋다

아이 넷을 낳고 계속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게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요즘 나를 많이 알아가고 있다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했다니... 

이쪽은 몇번 가봤으니깐 우리 아래쪽으로 내려가볼까? 나 아직 속초 안가봤는데 한번 가볼까? 계속 신랑에게 이야기를 한다. 신랑은 "가자"는 말을 몇번이나 나에게 해준다. 토일로 해서 주말만 갈 수 있어서 위치를 정하고 숙소를 잡는게 쉽지는 않다. 이래 쉽지 않은걸 절약해가면서 하려니깐 어려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신랑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말은 이렇게 해도 막상 현실은 자주 떠나지 못한다. 우리 동네를 조금 벗어나는 정도로, 카페나들이 한번 나가는 정도로 만족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번씩 우연히 기회가 오면 여행 계획을 잡는다. 일년에 몇번 없는 여행~ 자주 떠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해외로가는 사람들이 부럽다 (계속 이야기하는 1인 ㅋ)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좀 피곤하고 몸에 힘이 없는 것만 빼면 지금의 내삶이 좋다. 다시 돌아가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만 있다. 체력이 이렇게 확 떨어질 줄 몰랐다. 여행을 가도 저녁은 숙소에서 먹고 쉰다. 밤에 나가는건 상상이 되지 않는다. (여행가서 밤에 놀 수 없다는게 아쉽다)  이런거 소소한 것들 제외하면 이제는 익숙해 진것 같다. 


오늘도 나는 컴퓨터를 켰다. 먼가 할 일은 없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여행 계획을 세운다. 여기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폴더 하나를 만들어서 식당이나 관광지들을 저장해 둔다. 그 정도가 전부다. 거창하게 일정을 짠다기 보다는 여기는 아이들이랑 가기 좋겠다 여기는 커피가 맛있겠다 여기도 한번 가보고 싶다 하면서 저장을 한다. '언제 여기 갈지 알 수 없으니깐 ' 이런 마음으로 여행을 계획한다. 그 상상만으로도 나는 즐겁다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했던가?? 여행의 즐거움과 감동을 나는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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