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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Mar 17. 2023

나도 새학기 적응 좀 하자

사남매를 키우는 엄마


새학기가 시작되면 정신이 1도 없다

처음부터 계획을 딱 짜서 바로 실행하는 엄마들이 대단하다. (너무 멋지십니다) 나는 새학기가 시작되면 전혀 계획이 잡히지 않는다. 학원을 보내기 보다는 방과후 교실을 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은 매번 신청 전쟁을 해야 하고 실패할 경우 다른 대안을 찾고, 아이 일정을 수정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도 한명일 때는 좀 나았다. 두명이 되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교는 적응 기간이라며 한달정도 수업을 일찍 마치는데 방과후 교실은 원래 시간대로 수업을한다. 학원에는 오늘 어디로 어떻게 해서 학원에 가는지 매일 시간을 정해서 알려드리고 있다 방과를 안하는 주가 있고 방과후는 하지만 학교 수업은 일찍 마주는 주가 있다 그 다음 정규 수업하면서 방과후 하고 학원을 간다. 여기서 참관수업이니 머니 하면서 어떤 날은 더 늦게 마치고 어떤 날은 일찍 마친다. 이게 두아이가 되니깐 정신이 없다. 돌봄교실에 가면 좀 나을 텐데 맞벌이도 다 수용이 안된다고 하시면서 다둥이는 돌봄교실을 신청할 수 없다고 하셨다. 막내 안고 셋째 손을 잡고 두아이를 등원시킨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순간 멍해질 때가 있다.  

넷째가 이번에 처음으로 기관에 입소하게 되었다. 늦으면 늦고 빠르면 빠른 나이인데 같은 반에 아무도 첫 기관 입소가 없어서 혼자 적응기간을 가지고 있다. 계속 울어서 30분 1시간 조금씩 늘려가며 적응기간을 길게 가지자고 하셔서 아이에 맞추어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넷 등원 시켰다가 넷째 하원 했다가 둘째 데리고 왔다가 다시 방과 후 보냈다가 첫째 오면 둘째랑 같이 태권도 보냈다가 셋째 데리러 갔다. 정신이 없다 이게 매일 또 다르다 다음날 일정 정해지면 바로 학원 선생님들께 연락을 드린다. 이걸 넷째를 데리고 하려니 저녁이 되면 다리가 후들 후들 거린다.



"엄마도 적응 좀 하자"


3월 한달 난리 부리면 4월부터는 조금씩 나아진다는걸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매년 왜이리 정신이 없는지 모르겠다. 아이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마음 속으로 계속 외친다. "나도 적응 좀 하자" 전혀 적응이 안된다. 매일 매일 어떻게 해야 하지? 오늘은 수업은 이 시간에 마치는데 방과후까지 1시간이나 비었네... 학원을 가려면 또 1시간이 비었고...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아침에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엄마는 걱정하지만 의외로 아이는 잘 해나간다는걸 나는 알고 있다. 나만 잘 움직이면 된다. 막내의 낮잠 시간에 맞추어 유모차에서 잠도 재워야 한다. 몸 하나가 부족하게 다니고 있다. 누가 한달만 좀 도와주었으면... 새학기 3월이 넌 왜이리 힘들어? 묻는 분들도 있다 .. 대단하신것 같다.

국가에서 많은 제도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는 없다. (못 찾는 걸 수도 있다) 국가에서 사교육을 방지하고 돌봄을 어쩌고 하는건 나랑은 거리가 멀다. 집앞이거나 학교 바로 옆도 아니고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가 데려다 주시는 것도 아니고 답이 없어서 이용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힘낸다. '적응아 빨리 되자' 라고 외치면서 내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3월 나에겐 힘든 적응기간이지만 그 덕분일까? 아이들은 느리지만 차근 차근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 1년전.. 2년전... 그때보다는 지금이 더 낫다 그건 확실하다. 내년은 또 새로운 힘듬이 있을 꺼고 그 후년은 또 다르겠지만 코로나 초반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모든 엄마들이 새학기가 되면 힘들 것이다. 나만 힘든게 아니다. 아이를 데리러 갈 때면 많은 엄마들이 학교 앞에 서있다. 어느 기관이든 적응기간을 마주한 엄마들은 비슷한 것 같다. 나는 단지 적응이 느린 엄마일 뿐이다. 내가 학생일 때도 매년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게 힘들었었다. 몸이 고생하는 스타일인가? 한아이 하고 나면 두번째는 쉽고 세번째는 발로 한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아니다. 셋째를 낳았을 때 이제는 육아가 쉽겠다 발로 키우지 않냐는 말을 들었다. 나는 여전히 힘들고 정신이 없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다.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또 다른 것들이 많다. 힘들긴 하지만 하루하루 나는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과 천천히 적응해나가고 있다.

금방 두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것에 익숙해 질것이다. 아이들도 학교와 수업, 학원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해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먼 훗날 아이들 손잡고 학교를 다니던 순간이.. 수업 마치고 교문에 서있는 엄마를 보고 손을 흔들더니,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뛰어오는 아이의 모습이.. 그리울 것이다. 


적응기간 힘내자!! 아자아자






단지...

나 좀 빨리 적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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