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임신 전 나는 활동적인 성격은 아니었다. 무언가 배우는 걸 좋아했다. 새로운 거에 대한 낯가림이 있어서 쉽게 도전하지는 않았다. 학생 시절에는 잠이 많아서 자는 걸 좋아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공부도 해보고 운동도 시작했다. 20대의 나는 꿈을 위해 달리고 카페에서 2시간씩 공부하는 게 즐거웠었다. 댄스도 배우고 수영도 배웠다. 한참 먼가 하는 게 즐거웠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다.
머든 금방 적응하는 성격도 아니고 낯가림이 있어서 첫 임신, 출산, 육아는 힘들었다.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당황했고,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부러웠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니 우울증이 왔었다. 거기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몇 년을 고생했는지 모르겠다. 출산을 할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어느 날은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게 힘들었다. 답답하고 짜증이 나서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나에게 문제가 생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 스스로를 다독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머에 얽매여 있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힘을 낸다. 나에게 맞추어 하나씩 해나가기로 했다.
공부가 잘되니 않으니 6개월 걸릴 거 나는 1년 잡고 할 수 있다 다독인다. 운동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앞으로 나가고 뒤에 사람이 같이 수업을 듣게 돼도 '끝까지 하면 나도 할 수 있다' 마음을 다독인다.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음을 즐겁게 생각한다.
느리지만 천천히 꾸준히 하자
돈을 잘 벌고, 내가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 여행을 다니고, 따고 싶었던 자격증을 따더라도 쳐다보지 않기로 했다. 나도 갈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를 토닥 한다. 즐거운 생각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힘든 생각 어려운 생각과 함께 남들을 부러워만 하고 있으니 갇혀 있는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고 나오든 부수고 나오든 나는 나와야 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의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신랑은 내가 할 수 있도록 하나씩 도움을 주고 있다. 네가 할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하라는 말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나는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기로 했다
원래 요령도 없고 느린 편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느린 나의 속도는 더 느려졌다. 안 그래도 느린데 다른 일들이 많은 데다가 집중력이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떨어졌다. 해야 할 리스트를 적고 하는데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령이 없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머 하나 찾아봐야지 하면 세월아 내월아 이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먼가 빨리 결정 내리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답답해하는데 그것마저 느려져 버렸다.
하루하루 다르지 않다. 단지 다른 사람을 보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일 뿐이야 라며 안 보려고 노력한다. 복직을 하고 일을 시작해도, 여행을 가도, 멀 해도 그냥 그럴 뿐이라며 넘기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일어날 즐거운 일들을 계속해서 생각한다. 지금의 행복을 우리의 건강함을 감사한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마인드를 바꾸었더니 한결 편안해졌다. 요즘은 예전의 내 마인드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상황은 바뀐 게 없는데 우울증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많이 느려지긴 했지만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는 일뿐이다.
아이들 보는 건 진짜 빠릿빠릿하다. 빠르게 하지 않으면 네아이를 케어할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아이들 보는 것 외에는 느리다. 나에 관한 것 또한 느리다 내가 게으른가? 이런 느낌이 들 정도이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시간을 쪼개가면서 아이들을 보고 있다. 그 틈사이 책 한 권을 읽는데..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글자를 배우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가다'가 아니라 이건 '가'구나 이건 '다'구나 이런 느낌이다. 한 권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어떤 대사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번 더 읽는다. 두 번 읽어도 기억에 남는 게 딱히 없다. 그러다 보니 공부는 난감하다. 영어 공부도 하고 싶고 자격증도 따고 싶은데 그냥 노트에 따라 쓰기다. apple을 외우는 게 아니라 이게 'a'구나 하는 느낌이다. 자격증은 용어 정리를 했는데 책 읽는 거랑 같은 느낌이었다. 이해도 되지 않고 어떨 땐 이건 어떤 글자일까?로 쳐다보고 있다.
"어쩌라는 거야~~"
나이 탓이겠거니... 아이 넷을 낳아서 그렇겠거니... 스스로를 슬프게 다독인다. 예전과 지금의 내가 달라진 게 있다면 그 2가지 일 거라고 그 외엔 같다고 말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아직까직은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기분을 잘 챙겨가며 열심히 해보기로 했다.
먼가 배우러 가기에는 내가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 같다. 배운 걸 습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걸 알기에 한 텀 쉰 다음 수업을 들어보기로 했다.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교육도 있었다. 선착순이라 경쟁이 있지만 센터에 가서 상담도 받아보고 교육도 신청해 볼 생각이다. 어쩌면 나에게 큰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배우는 게 느리지만 남과 비교하지 않고 천천히 내 속도로 해보기로 했다.
멍하니 있기 싫어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먼가 해보기로 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 본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아이들 보느라 계속 움직이고 바쁜다 머가 멍하니 있는 거야?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기분이 든다. 그게 나를 힘들게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씩 먼가 해보기로 했다. 첫 도전은 운동이었다. 다들 빠르게 앞서나가지만 나만의 속도를 가지고 천천히 배워나가고 있다. 계속 뒤처지고 있지만 느리지만 천천히 나는 앞으로 나가고 있다. 다들 한 번에 척척 하지만 나는 처음에는 안됬다가 두 번째 하면 조금 되었다가 세 번째에 성공하기도 한다. 계속 안돼서 연습하다가 몇 달 만에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그 재미를 느끼고 있다. 두 번째 도전은 영상제작이었다.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계속 망설였었다. 신랑이 결재를 해줘서 일상 영상부터 도전해 보기로 했다. 영상을 찍는 재미도 있고 편집하는 재미도 있었다. 기회가 되면 영상편집 기술을 배워보고 싶다. 신랑은 빠르게 먼가 배워서 해보기를 바라지만 나는 그냥 자막 넣는 것도 재미있고 일상 찍은 게 하나의 영상이 되는 것도 재미있다. 지금은 이 재미를 계속하고 싶다. 영상이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움직이는 게 재미있는 게 아니라 나는 일상 영상을 내 생각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이러다 보면 하나씩 욕심이 생겨 기술도 배워나갈 것 같긴 하다. 워낙 배워서 응용하는 게 약해서 느리겠지만 끝까지 배워나가 보고 싶다.
이 상항에 내가 '하고 싶다' '해봐야지' '하고 있다'라는 글을 쓰고 있으니 먼가 어색하다. 늘 내 상황을 비관하고 힘들어했다. 지금 당장 실천하고 있는 건 별로 없지만 그 조금의 하나가 힘을 나게 한다. 하나씩 실천해 갈수록 내 생각이 확 밝게 바뀌었다. 느리지만 천천히 해야 하지만 나는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빠른 건 빠르게 해나가고 있고 느려도 되니 느린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이들 스케줄이 글자로만 보였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빠릿빠릿하게 오늘 할 일을 하지 못해서 밀리고 쌓여가면 생활이 힘들었을 것이다. 빨라야 하는 건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건 빠르게 해나가고 있다. 어떨 때 보면 '우와 내가 이걸 또 해냈네..' 싶을 때가 있다. 아이들을 키운다는 건 그런걸까? 삶이란게 그런걸까?
사남매 엄마지만 느리지만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남들보다 조금 느릴지 모르겠지만 나만의 속도로 내길을 나아가고 있다. 늘 응원한다 나를...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