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1N년차 나에게 남은 것들
책을 좋아했지만 글쓰는건 늘.. 자신이 없었다.
이상하게 읽는 것 대비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했다. 그럼 많이 읽은게 아닌 건가??
20대 때 나름 많이 읽는다고 읽었는데 30대 이후에는 1년에 10권 정도 읽는 것 같다.
동화책은 진짜 많이 읽었다 하루에 3~10권 정도 읽은 것 같다. 지금도.. 쭈욱~~
지금은 넷째 낳은 뒤로 뇌를 낳은 건지 집중력을 낳은 건지 이상하게 책읽는게 쉽지가 않다. 잘 읽히던 책도 이상하게 읽히지 않는다. 내 맘이 내 맘 같지 않은 기분이랄까??
글을 영 잘 쓰지 못하던 내가
그런 나였는데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지금도 글을 잘 쓰지 못해서 이상하긴 한데
대문자 I인 내가 육아하면서 유익하게 이야기하고 털어낼 수 있는게 글쓰기이다.
글을 쓰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단절이 되면서 오는 많은 우울증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어서 힘낼 수 있어서 놓지 못하고
계속 쓰고 있다.
10년이상 육아를 하다 보니 20대 때 친했던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졌다. 첫째 둘째 낳았을 때까지만 해도 비슷한 아이 키우는 엄마들과 종종 만나서 수다도 떨고 했었다. 배우는거 좋아해서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산책도 가고 했었다. 육아 우울증보다는 일을 그만둔거에 대한 "왜 나만 일을 그만둘걸까??" 하는 후회랑 좌절 이런게 더 강했었다. 그때는 술 한잔 마셔도 건강했고 신랑에게 투덜투덜거리기도 했었다.
지금은?
머랄까.. 비슷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는 내가 싫었다. 재는 숫자를 100까지 세네 재는 벌써 한글을 땟네 하면서 조급해했다. 우리 아이는 숫자 5까지 세고 ㄱ을 봐도 ㄱ인지 모르는게 늦은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데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방임하는 엄마가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내 주관이 강했으면 하나도 문제없었을 텐데 나는 그게 없는 것 같다.
차라리 듣지 않으리.. 이렇게 된 것 같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데 일하면서 자기도 꾸미고 공부도 계속하는 엄마들 보면 또 우울감에 빠졌다. 그럴 바에는 그냥 듣지 않으리.. 그렇게 나는 혼자가 되어 갔다. 우리 동네가 유독 맞벌이가 많은 것도 한몫했다.
아이들 넷다 어릴 때는 진짜 정신이 없었다. 꼬맹이들이 연년생이다 보니 더 정신이 없었다.
큰애들 등원시키고 꼬맹이들 육아하고 ... 그때 든 생각이 '두명이 교육기관에 갔는데 왜 내 품이 둘이 더있지?' ㅋㅋ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진짜 심각하게 진지했었다. 내가 넷을 낳았으니 그런건데..
지금도 여전히 꼬맹이들이 어려서 육아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 집안일들이 배가 되었다. 분명 어제 빨래를 했는데 오늘도 빨래 바구니가 넘쳐서 난리가 났다. 분명 어제 거실을 싹 치웠는데 보드게임부터 온갖 장난감 책들이 널부러져 있다. 머라도 하나 먹고 나면 바닥이 아주 .. 난장판이다. 하루만에 다 못해서 맨날 전전 긍긍한다. 컸다고 손이 안 갈 줄 알았던 큰애들도 어찌나 손이 많이 가는지 모르겠다 나만 그런가??
지금은 나도 짠하고 신랑도 짠하다 보니 신랑에게 투덜거리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말할 사람(?) 어른(?)이 없다. 1년에 한두번 만나는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만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지?' 힘들어할 때 신랑이 나에게 "글을 써보는게 어때?" 이야기를 했었다.
글쓰기?? 나 글 잘 못쓰는데?
처음에는 어떻게 쓸지 몰라서
내가 느끼는 지금의 답답함을 글로 써내려갔다. 마구마구 쓰다 보니.. 먼가 모르게 괜찮았다. 글이 괜찮은 건 아니고 머랄까.. 글쓰기가 나에게 주는 효과랄까? 그런게 있었다. 머라 단어가 기억이 안나는데 괜찮았다. 수다가 필요할 때 먼가 표현하고 싶을 때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즐거울 때도 짜증나고 화가 날 때도 .. 글로 이것저것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셋째 때부터 시작한 글쓰기가 내 유일한 말하기가 되었고 유일한 나의 치료제가 되어주었다.
말하기랑 글쓰기는 다른데 .. 나에게는 비슷하게 작용하고 있다. 입으로 하냐 손으로 하냐의 차이였다.
힘들 때는 글 쓸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순간 문득문득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글을 썼다.
아이들과는 대화를 좀 하는 편인데 신랑 이외의(?) 성인 어른과는 거의 대화를 .. 못하고 있다. 친구들과 예쁜 카페에 앉아서 매일 매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케익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었는데 그때가 까마득히 먼 과거 같다. 실제로도 15년? 훨씬 이전의 이야기니 좀 먼 과거인 건 맞는 것 같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기도 하다.
친구들은 대부분 일을 하고 있다보니 직장에서도 대화를 하고 친구들도 여전히 자주 만나고 있다. 대화의 주제가 육아가 아니라 회사일이나 요즘 이슈되는 이야기들을 한다. 코로나 이후에는 여행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그 어떤 이야기에도 끼지 못하고 있다. 그냥 주저주저하며 입만 뻥긋 거리며 듣고만 있다. 같은 학과를 다니고 비슷한 시기에 일을 시작했는데 나만 일을 안한지 10년 이상이 되어 버렸다. 다들 육아를 하고는 있지만 이야기자체가 너무 달랐다. 먼 이야기인 것 같고 그냥 웃어넘긴다. 여행도 대부분 해외여행이야기인데 나는 갈 수가 없으니 이야기에 끼기가 힘이 든다.
대화하는게 이렇게 어려운거라니 아이를 낳고 알게 되었다. 다들 안 키우거나 한 명 키우다 보니 육아의 힘듦도 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참 어려운 것 같다.
20대 때는 눈 반짝이면서 친구들이랑 깔깔거리며 이야기를 했었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고 대화하다가 수업에 늦기도 하고 했었는데 지금은 왜 그러지 못할까?
지금 나에게 남은 소통의 창구는 글쓰기이다.
오늘도 육아로 힘들고 지쳐 있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풀고 있다. 글쓰기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