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by 묵암

아직도 밤하늘엔 별들이 반짝이는데 우리 아버지는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새벽 일찍 일터를 향해 집을 나서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불어도 우리 집 새벽녘 현관문 열리는 소리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는 밤이 어느 정도 깊어 가로등 불빛이 혼자 외로이 휘청거릴 때쯤 되어서야 헛기침 소리와 함께 들어오신다.


그래도 조금도 지친 내색을 보이시지 않으신다. 아버지는 현관을 들어서시면서 가정 먼저 물어보는 말 애들은? 방에 있다. 또는 학원에 갔다. 등의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확인을 한 후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시고 차려주는 저녁밥을 말없이 밤늦게 혼자서 드신다.

언제나 혼자서 늦은 저녁밥을 드시는 우리 아버지는 무표정한 모습이고,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그 속마음을 알 길이 없다. 저녁밥을 드신 후에도 별말씀이 없으시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일이 있으시다. 며 아버지는 집을 나가신다. 이것이 우리 아버지의 오랜 생활의 모습이시다.


그런 아버지가 며칠 전에 느닷없이 어금니를 뽑으셨다고 하셨다. 그동안 한마디 말씀도 없었는데 왜 갑자기 어금니를 뽑았을까? 50 줄에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함부로 이를 발치를 해서는 안 될 것인데 왜 뽑았을까?

아버지께서 다니시는 직장은 그리 넉넉하게 임금을 받지 못하시는 직장이다. 언제나 빠듯하게 살아갈 정도의 임금을 받는 그런 직장을 가지신 분이시다.


그런데 해마다 년 초가 되면 일정액의 사용금액이 적립되어 있는 복지카드가 발급된다고 하신다. 그 복지카드는 사용 용도가 제한적이다. 예를 들면 의료비 또는 전자제품이라던가, 옷, 식사 등만 구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아버지는 벌써 몇 년 전부터 당신의 어금니 하나가 통증이 있어 동네 치과의원을 찾아가 보니 치료 후 덮어 씌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그동안 치아 통증에 계속 시달리고 있었지만 참으며 견디고 계셨다. 비용이 약 40~50만 원 정도의 큰돈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형편이 될 때까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매년 보너스 복지카드가 나오면 이를 이용해서 치료를 하려고 계획을 세우시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막내가 중학교 입학을 하여 교복 맞추는 데 사용하셨고, 그래서 부득이 치아 치료를 다시 다음 해로 미루었고, 다음 해에 다시 기대를 하였으나 갑자기 큰 애의 10년이 넘은 컴퓨터가 잦은 고장으로 이의 교환을 요구해 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처지라 이를 교환하는데 복지카드 모두를 사용하여 아버지는 치아를 또 치료할 수가 없었다.


부득이 다시 다음 해로 미루었던 것이다. 다음 해는 드디어 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던 아버지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한 치아 통증이 계속되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참고 견디고 있으셨다.

그런데 다음 해에 느닷없이 막내가 갑자기 치아 통증을 호소해 와 치과에 데려갔더니 충치가 너무 심해 당장 덮어 씌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치가 너무 심해 기둥을 세우고 덮어씌우되 어린 애라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에 의해 다시 다음 해의 복지카드 포인트는 막내의 치아 치료에 모두 사용하고 말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몇 년을 치아 통증을 견디어 오셨지만 다시 다음 해를 더 기다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에 치과를 찾으셨다고 한다. 의사 선생님께서 너무 늦어 더 이상의 이를 살리는 그 어떠한 방법도 없는 치주염으로 판명되었고, 발치 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여 부득이 이를 발치하셨다고 하였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당신의 희생은 어디까지 이십니까? 가족을 돌보기 위해 그 오랜 세월을 자신의 모든 인생을 바치신 우리 아버지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몸까지 희생하신 우리 아버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어 그리 하오십니까? 그렇게 희생을 해도 가족들에겐 아무런 보상도 위로도 받지 못하시면서 그래도 내 가족을 위해 당신의 새끼들을 위해 말없이 묵묵히 일만 하시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는 진정 우리들의 죄인인가? 죄를 지었다면 무슨 죄를 지은 죄인가? 아무런 대가도 이유도 없이 끝없는 희생만 하시는 우리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 우리들은 아버지께 어떻게 해야 하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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