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에피소드7 : 여행_호찌민,무이네,냐짱편

by 용감한 잇프제이
호찌민

베트남에 지원할 때 후보에 올랐던 호찌민.

베트남 초대 국가 주석인 호찌민 사진은 베트남 곳곳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는데, 호찌민 광장 한가운데에 위치한 호찌민의 거대 동상을 실제로 보면 베트남 사람들에게 얼마나 존경 받는 인물인지 실감이 간다.


내가 거주한 하노이가 평양이라면, 호찌민은 서울이라고 한 어떤 선생님의 표현이 정말 찰떡같다. 구시가지 느낌의 하노이와는 달리 세련되고 잘 정비된 모습의 호찌민은 거주 환경이 훨씬 쾌적해 보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호찌민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2년 간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기로 결정한 후(계약을 연장하는 몇몇 동기들도 있었다), 한국 입국 전에 아이들과 일주일 간 베트남 남부 일주를 하기로 했고, 그 시작은 호찌민이었다. 뜨거웠던 베트남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였다.


평소대로라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호찌민 광장은 코로나 여파로 한산하기만 했다. 더욱이 한국인이라고는 우리밖에 없는, 어찌 보면 외국에서의 당연한 상황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보통 어딜 가나 한국사람이 자주 보이는 베트남에서 말이다.

호찌민 광장은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답다.

조명에 둘러싸인 호찌민 광장은 흡사 마카오에 세도나 광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운 날씨 때문에 낮에 둘러보기보다는 조명이 켜진 저녁에 광장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음료수를 사들고 광장에 앉아 한참 동안 시원한 바람을 쐤다.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사이공 스카이덱 전망대에 올라 호찌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하노이보다 호수가 적고, 미세 먼지로 깨끗하게 보이진 않지만 하노이보다 하늘은 맑은 편이다. 숙소로 돌아와 루프탑 수영장에서도 다시 한번 호찌민의 야경을 즐겼다.


호찌민에도 있는 PIZZA 4P'S, 피자포피스다. 베트남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이고, 화덕 피자가 유명하다. 하노이에서도 종종 갔던 곳인데, 호찌민에 와서도 우리의 선택을 받았다. 내 사랑 사이공비어는 한국에 와서도 가끔 즐긴다.


1월의 호찌민은 우리나라 한여름처럼 덥지만, 멀지 않은 거리는 걸어 다녔다. 베트남에서 걷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아이들. 걷다가 힘들면 카페에 들어가 코코넛 커피와 망고 스무디를 마시면 화가 금방 가라앉는다. 호찌민 유명 레스토랑인 루남비스트로에서 마신 시그니처 커피맛은 잊을 수 없다.



무이네

호찌민에서 리무진을 타고 4시간 반을 이동하여 무이네에 도착했다. 아이들과 호찌민에서 무이네를 이동하는 방법 중 가장 편하고 안전한 방법인 듯하다.

무이네 역시 관광객들이 단독으로 오는 여행지는 아니다. 대형 호텔이나 관광지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은 아니라, 로컬 숙소나 식당 등을 이용해야 하는 여행지다. 그럼에도 유명한 이유는 바로 사막 때문이다. 베트남에 사막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데 무이네가 바다와 사막을 둘 다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관광지다.

넓고 쾌적한 리무진 덕에 4시간 넘는 장거리 여행도 편하게 가능하다.


무이네는 관광산업이 덜 발달된 곳이라, 아담한 규모의 로컬 숙소를 고를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그것이 장점인 무이네다. 테라스를 열면 수영장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그야말로 one-step이다.

그동안 다녀 본 숙소 중 아이 둘 데리고 묵기에 가장 편했던 숙소다. 바로 무이네 '빌라아리아'다.

룸 테라스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코앞에 수영장과 바다가 이어져 있다.


무이네에서는 지프차(운전기사 포함)를 대여해서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닐 수 있다.

요정의 샘물, 피싱빌리지, 무이네 사막이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요정의 샘물은 근원지를 알 수 없는 샘물이 하류까지 잔잔하게 흐르고 있는 신비한 지형인데, 입구에 신발을 벗어 놓고 원하는 곳까지 맨발로 걸어갔다 돌아오면 된다. 부드러운 모래 위에 잔잔하게 흐르는 물 위를 걸어가자니 꼭 촉감 놀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피싱빌리지는 바구니배를 타고 어민들이 어업을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오픈 지프차로 유명 관광지를 순서대로 가이드까지 해준다.

무이네 사막은 무이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데, 사막 썰매를 탈 수 있다. 사막에 도착하자마자 호객하는 사람들이 먼저 다가온다. 보통 6만 동(3천 원)에서 8만 동(4천 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썰매를 빌려주고 밀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각보다 무서웠는지 아이들은 딱 한 번만 탔다. 썰매를 타는 횟수는 상관없는 듯 하나 뜨거운 태양 아래 힘들게 썰매를 끌어주는 우리 아이들 또래의 소녀가 마음에 쓰였다. 아무튼 사막 여행 자체가 처음이어서 더 의미 있는 여행지였다.


무이네는 해산물 레스토랑도 유명하다. 보통 2-3천 원 사이에서 맛있는 해산물 메뉴를 즐길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었고, 베트남에서 항상 천 원 정도에 마시던 맥주가 무이네에서는 만 동(500원)이었는데, 그것도 큰 사이즈였다.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테이크아웃 해보긴 처음이다.


반나절 동안 우리를 태우고 다녀 준 지프차 앞에서 기념 촬영까지 마치고, 운전기사 분께는 감사의 팁을 드렸다. 마사지나 여행 가이드 분들께는 보통 10만 동(5천 원) 정도의 팁을 드린다.

그 외에 가벼운 서비스는 2만 동(천 원) 정도의 팁을 드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을도 예뻤던 무이네는 우리에게 확실히 특별한 여행지였다.




냐짱

우리의 마지막 여행 일정은 냐짱이었다. 무이네에서 기차를 타고 냐짱으로 이동하는 코스 또한 이색적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고 무이네 기차역에서 냐짱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탔다. 무이네서 냐짱까지는 기차로 4시간이 걸렸고, 다른 이동 수단도 있었으나 베트남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동 수단이 기차였기에 일부러 한 선택이었다. 우리끼리 프라이빗하게 가고 싶어서 1석을 추가해 4인용 기차 한 칸을 예약해 버렸다. 기차표가 저렴하기에 때문에 안전하고 좋은 방법인 듯하다.

그야말로 배낭여행이 되어버린 베트남 남부 일주

넷플릭스 두 편 정도 보다 보면 도착하기 때문에 누구 하나 지루해하지 않았다.

창 밖에 펼쳐진 베트남의 시골 전경도 이색적이고 기차 여행 자체가 처음인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다만, 화장실이 너무 협소하고 예민한 사람은 사용을 못할 수도 있으니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걸 추천한다.



긴 이동 끝에 도착한 냐짱 아미아나 리조트다. 냐짱의 5성급 리조트지만 역시 코로나로 관광객이 없어 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호사를 누리게 해 준 고마운 호텔이다.


룸 밖에는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고, 투숙객이 우리 밖에 없어 냐짱의 아름다움을 우리가 독차지했다.


우리가 2박 3일을 머물면서 본 투숙객은 딱 두 팀이었고, 너무 외로운 나머지 하노이 동기 한 팀을 초대해 같이 놀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프라이빗 해변에서 스노클링도 즐길 수 있고 열대어가 많아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쓸쓸함마저 느껴지는 한적한 아미아나, 되돌아 보니 너무 특별한 기회였다.


이제 하노이로 돌아가 짐을 갖고 진짜 한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2년 동안의 베트남 생활을 냐짱에서 마무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노이에 입성할 때 내가 어디에서 어떤 이들을 만날지 전혀 상상도 못 했던 것처럼, 앞으로 나의 인생도 어디에서 어떤 이들과 연을 맺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오늘을 사는 것. 오늘 누군가를 만나서 내가 한 말과 행동이 내일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여전히 작용하겠지만, 그 어쩔 수 없는 변수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멘탈과 자세는 결국 내가 만들고 내가 제어하는 것이다.

되돌아보면, 내가 베트남 어느 해변가에서 아이들과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감동하고 있을 장면을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결국 그 장면은 나의 의지와 나의 선택으로 연출된 것이다.

고로,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정말 소중히 그리고 신중하게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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