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변화가 필요해

by 김작가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성조와 발음을 배우던 중국어 입문교실을 지나 기초어법과 생활 회화를 학습하고 얼마 전부터 중국어 핵심 어법을 학습하는 초급패턴을 시작했다.

나는 위쪽(上边), 아래쪽(下边), 앞쪽(前边), 뒤쪽后边),가운데(中间) 등의 방위사를 배우고 아침(早上), 오전(上午), 오후(下午), 저녁(晚上) 등 시간사를 배우고 올라오다(上来), 내려오다(下来), 들어오다(进来) 등의 방향보어도 배웠다.

존재문에서 在(zài)는 뒤에 장소가 오고, 有(yǒu)는 앞에 장소가 온다. 了(le)는 어기조사로 문장 끝에 쓰여서 상황의 변화를 나타내기도 하고 동사 뒤에 쓰여서 동태조사가 되기도 한다.

조동사 会(huì: ~할 수 있다), 想(xiǎng: ~하고 싶다), 要(yào: ~하려고 하다, ~할 것이다)를 배우고 在(zài)가 동사(~에 있다), 부사(~하고 있다, ~하고 있는 중이다), 개사(~에서)로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다.

뒤의 글자에 따라 성조가 변하기도 하고, 똑같은 간체자여도 병음과 뜻이 다르기도 하고, 병음은 같아도 성조와 간체자가 다르기도 하다.

1년 동안 중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뭐가 뭔지 몰라서 더듬거리고 있다. 지난여름 기초어법과 생활 회화 학습을 끝으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다. 공부해도 기억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려니 힘이 들어서다. 힘들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까 공부가 재미없고 더 하기 싫었다. 1년은 해보고 결정하려던 나의 마음에 그만해도 된다는 유혹의 소리가 들렸다. 중국어 공부 말고 다른 할 일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반드시 학습할 분량만 간신히 채웠다.

공부를 계속할 추진력이 바닥나서 멈추려고 할 때 중국어 핵심 어법을 학습하는 초급패턴도 해보자고 수업을 함께 듣던 친구가 나를 독려했다. 어려워도 조금 더 해보자고. 도망가지 말자고.

도망치지 않고 더 해보려는 그 친구의 의지가 나를 부축하는 힘이 되어 학원의 6개월 과정을 추가 신청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렵지만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있으니 중국어 공부를 더 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새로운 과정을 학습하기 전 그동안의 공부를 복습하는 차원에서 HSK 1급 모의고사를 풀었다. 나는 독해 문제는 잘 푸는데 듣기에서 오답이 나왔다. 중국어를 아는 게 하나도 없는 느낌이었는데 공부하면서 몸에 스민 부분이 있었는지 HSK 1급 모의고사를 제법 잘 감당했다.

중국어 핵심 어법을 학습하는 초급패턴 과정에 함께 공부하는 사람이 늘었다. 전에 공부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분. 다시 시작한다지만 하얼빈에서 한국으로 오신 선생님과 자유롭게 중국어 대화를 하는 분.

수업 중에 내가 못 알아듣는 선생님의 중국어가 더 많아지고, 교재에 나오는 설명에서 추가되는 이야기도 더 늘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면 무슨 말인지 한 번씩 설명해 주니까 제대로 이해하든 못하든 중국어를 익히는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중국어가 숨통 트이지 않아서 답답하다. 2년 정도는 공부해야 조금 알아들을 수 있다는 말에 한숨이 나온다.

나에게 중국어 공부 더 하자고 독려하던 친구가 허리 디스크 문제로 학원에 2주 동안 나오지 못했다. 중국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를 때부터 함께하던 사람이 없으니까 마음이 불편하다. 나 혼자 못 알아듣고 앉아 있을 때 외롭다.

나는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성조를 틀리는 경우가 있다. 성조에 맞춰 부드럽게 발음하고 싶지만 뻣뻣하다. 1년 전에는 하나도 몰랐던 중국어를 '就是(jiùshì: 단지~하다)'로 앞 문장의 내용을 전환하기도 하고 ‘~하면서 ~하다’는 뜻의 '一边(yìbiāin)…, 一边(yìbiāin)…‘으로 두 가지 이상의 동작을 진행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교재를 더듬더듬 읽고 해석하면서.

외국어를 학습해 보려는 마음으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언어를 배우는 일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문화와 관계 맺기다. 내가 목적 없이 그냥 시작한 외국어 배우기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내 주변 상황에 흔들려도 계속 걸어가려면 목적이 필요하다.

중국어의 수준과 관계없이 1년 동안 꾸준히 공부한 경험은 인정한다. 어려워하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하려는 의도를 내서 중국어에 주의를 기울였다. 아직 여행 계획조차 없는 상황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중국어를 공부하는 경험은 내 삶의 어딘가를 물들이는 중인지도 모른다. 중국어를 배우는 뚜렷한 목적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도 외국어를 배우려던 마음을 실천하고 있으니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외국어를 배우는 즐거움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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