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
** 동생 '또랑이'가 생겼다.
엄마는 내가 길고양이처럼 그런 삶은 살지 않기를 바랐나 보다.
중성화 수술로 난 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었고, 밖에도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었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 크림이 오빠랑 덱 위를 막 돌아다녔다. 밖이래야 덱 정도였지만 크림이 오빠는 더 설쳐댔다.
난간 사이로 빠져나가 아랫집으로 쏜살같이 내려가 버렸다. 앞집엔 큰 개들이 많았다. 곳곳에 묶여 있었지만 8~9마리 정도로 엄청 많았다.
난 바라만 봐도 무서운데 크림이 오빠는 냉큼 달려가 큰 개들의 꽁무니 냄새를 맡곤 했다. 그리곤 앞집 마당을 헤집고 다녔다.
사실 밖으로 가려면 내가 더 잘 나갈 수 있었지만 먼 곳에서 바라만 봤다. 덱 난간을 훌쩍 뛰기만 하면 가능하지만 용기가 없었다. 좀 소심했는 듯 자꾸 움츠러들었다.
엄마는 한 번씩 그러신다. 우리 집 식구 맞다고 언니, 오빠가 다 숫기가 없고 착하기만 하다고, 나도 딱 그렇단다. 우후~~
크림이 오빠가 자꾸 앞집에 가서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앞집이랑 사이가 안 좋아졌다. 가만히 있는 애들에게 가서 장난치고 돌아다니니 그럴 만도 했다. 나이도 나보다 많은 크림이 오빠는 도대체 왜 저럴까요?
엄마, 아빠가 도망 다니는 크림이 오빠를 잡아왔다.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집 안으로 모두 들여놔버렸다. 세상 좀 구경하나 했더니 아이고...
집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문은 총 세 군데, 거실에서 나가는 큰 창, 부엌에서 나가는 중간 창, 그리고 현관. 모두가 열어줘야 다닐 수 있는 곳이다. 일명 개구멍 같은 문은 없었다.
자유롭게 밖을 나다닐 때, 나가고 싶다고 표현을 하면 문을 열어줬다. 문 앞에서 진을 치고 엄마나, 아빠를 빤히 쳐다보거나, 문틀을 박박 긁고 얼굴을 쳐다보면 된다.
누구든 눈이 마주치면 얼른 열어주었다.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음 먼저 본 사람이 열어주었다.
내가 사람을 부리는 건지 엄마, 아빠가 나를 길들이는 건지 구분이 안되었다.
그렇지만 크림이 오빠 때문에 한동안 집에 박혀 있어야 할 듯하다.
이럴 땐 다락방이 최고의 놀이터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면 다락이 나오니 오르락내리락 막 달린다. 다다다~~~
스트레스도 다 날아간다. 야호~~~
어느 날...
우리 집 오빠가 퇴근길에 노란색 새끼 고양이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또랑에 빠져 허우적대며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손에 감싸고 온 거다.
우와~~ 동생 생겼다~~~
하지만 엄마는 난리가 났다. 이러다가 동물 천국 되겠다고요. 길고양이이니 다시 가져다 놔라고 했지만 오빠가 고분고분 엄마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정가네 식구가 됐다.
이름은 또랑에서 주워왔다고 '또랑이'라 부르기로 했다.
한두 달가량 된 꼬맹이가 내 동생이 됐고, 나랑 똑같은 여자아이였다.
그런데 희한하게 꼬리가 'ㄷ'로 꺾여있었다.
"애, 너 왜 꼬리가 그래?"
또랑이는 "우리 엄마, 아빠가 엄마가 같은 남매였나 봐..." 그런다.
근친 간 이어서 이런 꼬리 변형이 온듯하다고 쫑알댔지만 또랑이는 상관없이 매우 씩씩해 보였다.
한동안 밖에만 살게 두었다. 야생이니까, 혹여 지네 엄마가 올까 봐 내놓은 것이다. 근데 또랑이는 집에 들어오려고 야단법석을 떤다.
고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