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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hill Mar 30. 2022

<드림 스캐너> 리뷰

(푸른) 네온빛으로 물든 악몽 


※스포일러 존재



크리스 스턱만이 <엠티 맨>을 처음 봤을 때 이런 심정이었을까. 창작가의 야심, 분위기 조성에 집중한 공포 연출. 숨겨진 인디 공포 수작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엠티 맨>과 마찬가지로 <드림 스캐너> 역시 더 많은 이들이 봐야 하는 영화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야 하는 영화이다.


이러한 공포 영화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듯이, 평론가와 관객들의 반응이 많이 갈렸다. 로튼토마토 지수는 85%인 반면 팝콘 지수는 50%대. 메타크리틱 점수는 60점대 후반으로 준수하지만 IMDb 유저 점수는 5점대 후반. <유전> <팔로우> 등을 재밌게 본 사람들은 <드림 스캐너>도 좋아할 것이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드림 스캐너>도 싫어할 것이다.


슬로우번(Slow-Burn) 영화들의 구성을 많이 따라간다. 초반부부터 공포 요소들을 휘몰아치지 않는다. 이런 초반부는 지루함을 참고 조금 기다려야 하는 영화들도 있다. 그러다 어느 시점, 영화에 몰입한 자신을 발견한다. 지루하거나 머리 아파하지 않고, 차분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리고 영화는 더욱 더 강렬해지거나 & 그 상태의 몰입감을 유지한다. <드림 스캐너>는 전자에 가깝다. 물론 9,10점을 줄 정도의 강렬함은 아니다. (내가 9,10점을 다시 줄 정도로 좋은 영화 볼 수 있는 게 소원이다. )

<드림 스캐너> (원제는 ‘Come True’) 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들은 세 가지다. 영상미, 음악 그리고 분위기. 다른 인디 공포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일명 ‘갑툭튀’ 공포보다는 분위기와 연출로 관객을 압박하려는 성향이 강한 영화이다. 네온 빛깔과 푸른색, 보라색이 두드러지는 화면, 거기에다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신스웨이브 음악까지. 시각적 및 청각적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네온 + 신스웨이브의 조합이라는 면에서 2014년 공포 영화 <팔로우>(It Follows) 가 연상되기도 한다. 실제로 두 작품은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


<드림 스캐너>에서 또 눈여겨 볼 요소는, 작중 등장인물들이 꾸는 악몽의 시각화 연출이다. 음침한 분위기와 안개에 쌓인 장소와 그곳의 기괴한 형상들을 천천히 가로질러 간다. 비디오 게임의 컷씬이나 예고편, 시네마틱 영상을 보는 것 같다. 다만 악몽 씬이 자주 등장하는 만큼, 악몽 장면마다 카메라의 움직임을 조금씩 달리 해 신선함을 주었으면 했다.

-초반부 사라가 올려다보는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은 검은 그림자들의 눈과 닮아 있다.

-사라가 환상에서 깨어날 때 제레미의 ‘눈’을 찔러 죽인 상황이다.

-사라가 제레미의 꿈을 보는 장면에서, 꿈속 사라에게는 송곳니가 있다. (복선)

이와 같이 시각적인 면에서의 상징이나 복선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엠티 맨> 역시 시각적인 단서들을 적극 활용한 작품인 것으로 기억한다.



사라의 폰을 훔쳐간 ‘소년들’은 무엇이었을까, 남자 환자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이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특히 3막과 결말부에) 존재하기에 많은 의문들을 남긴 작품이다. 스토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하던 작가가 대충 끝내 버린 것이라는 인상이 아예 없지는 않다. 하지만, 작품의 영상미나 기술적인 연출이 뛰어날 뿐 아니라, 그렇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의문점이 존재하기에, 그만큼 인상이 오래가고 머릿속에서 쉽게 떠나지 않을 작품이 <드림 스캐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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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꿈을 넘어선 공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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