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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hill Sep 09. 2022

<블랙 폰> 리뷰

<It>이 되려 했으나... 

*스포일러 


<블랙 폰> 영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작년이었던 것 같다. 2022년 개봉한 영화지만 작년 2021년에 영화제에서였는지, 일부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선공개를 했는지 해서 개봉 1년 전부터 리뷰가 풀렸었다. 그때 평이 굉장히 좋아서 궁금했었다. 감독의 전작 <살인 소설> (원제 Sinister) 를 무섭게 본 기억이 있기도 해서.....

<블랙 폰>은 <시니스터>와는 많이 다른 작품이니, 비슷한 영화를 기대하고 가면 십중팔구 실망하게 될 것이다. 재감상을 하지 않아 조금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시니스터>는 점프스케어도 꽤 많고 분위기도 으스스했던, 오컬트 귀신 호러 영화였다. 


<블랙 폰>은 <시니스터> 보다는 2017년의 <그것>에 오히려 가까운 영화다. 두 편 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다지 무서운 영화가 아니고, 호러 영화보다는 10대 캐릭터들의 성장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영화이다. 실제로 감독도 그쪽에 더욱 초점을 두고 제작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블랙 폰> 보다 오히려 <그것>이 더 잘 만든 영화로 느껴진다. 

주인공 피니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두들겨 맞고, 집에서는 여동생과 함께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함께 살아간다. 감정적으로 힘듦이 많은 아이이고, 이런 아이를 공포 성장 영화의 주연으로 내세우는 만큼 훌륭한 공포 영화를 탄생시킬 재료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블랙 폰>은 이 아이디어를 50% 정도 밖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다. 


괴롭힘을 당하던 피니를 구해주고, 그를 잘 대해주는 친구 한 명이 있다. 그 친구가 피니 이전에 납치되어 살해된다. 피니가 이후 전화를 통해 그와 다시 대화하고, 피니를 돕고 납치범에 대한 복수를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쓴 내용만 보면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실제 영화에서 풀어낸 결과물이 약간 아쉽다. 


영화의 첫 1,2막은 .. 그저 그렇다. 지루하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공포감이나 긴장감이 기대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준이었고, 기억에 남거나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남을 인상을 주는 데 실패했다. 에단 호크가 연기한 빌런 '그래버'도 의외로 실망스러웠다. 3막에 가까워지면 나름 인상적인 꿈 장면과 함께, 1,2막보다는 볼만해지지만 영화 전체에 대한 내 인상을 바꾸기에는 부족이었다. 

결론적으로 많이 실망한 작품. 물론 망작이라고 부를 수준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쪽으로 기억에 남을 지도 모르겠다. 전반적인 평가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서 사람들이 왜 좋게 보았는지 이해도 된다. 하지만 내 영화 입맛에는 조금 맞지 않는 영화였다. 


5/10


*꿈 장면 중에서 상점에서 싸움을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뒤쪽으로 잠깐 닥터 스트레인지 만화책이 지나간 것 같았다. 워낙 잠깐이었기에 자세히 보지 못했고, 틀린 것일지도 모르지만 감독 스콧 데릭슨의 전작이 <닥터 스트레인지> 1편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재밌는 이스터 에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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