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랑 같이 찾음...^^
결정사에서 열댓 명의 남자들을 만났지만 연애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내 검색기록은 온통 결정사로 가득했고, 어느 날 내 눈에 띈 광고가 있었다.
"워커힐 호텔에서의 프라이빗 소개팅" 안 할 이유가 없지! 직업이랑 나이 성별, 소개글을 작성했다. 여기까진 평범했다.
나는 안양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동네에 사는 회사 동료(지우 언니)와 카풀을 하고 있었다. 퇴근하는 길에 전화가 왔다. 운전 중이었기 때문에 받았는데,
"안녕하세요 결혼정보회사 수현입니다. 워커힐 프라이빗 소개팅 신청하셔서 연락드렸어요"
아 이거 결정사에서 하는 행사구나? 그제야 알게 됐다. 어라 근데 나 지금 카풀 중인데 옆자리 언니를 쳐다봤는데 언니가 배를 부여잡고 무음으로 웃으면서 얼른 받으라 했다.
아 진짜 창피해...
짧지 않은 통화를 한 결과 이번 결정사는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을 받았다.
내 나이가 많다고 후려치지 않았고 내가 다니는 회사가 안정적이라서 좋다고 하지 않고, 내가 성실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이룬 거라고 하셨다. 이전 결정사에서 받은 상처가 치료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금액이 너무 비쌌다. 횟수가 아니라 기간제여서 1년 동안 내가 소개받는 사람의 수를 보장해주지 않았고, 내가 대기업을 다니더라도 공무원, 대기업 남자를 만나려면 하이클래스로 가입을 해야 하는데 또 추가금이 붙는다고 했다. 그래서 받은 견적은 1년 500만 원...!
너무 비싸서 망설이고 있는데 매니저님이 일침을 날렸다 ㅋㅋㅋㅋ
"그럼데 돈내신 다고 가입하실 수 있는 건 아니고 신사동에 있는 저희 사무실 오셔서 면접도 보셔야 해요."
"아?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군요?"
"네 당연하죠 언제 시간 되세요? 주소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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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를 끊고 너무나 재밌어하는 지우 언니 때문에 집이 아닌 카페로 갔다.
"야 너 결정사 가입했냐곸ㅋㅋㅋ 아 개 웃겨 진짜"
"언니 나 진짜 힘든 시간 보내는 중이야 자괴감 타임이라구ㅋㅋㅋㅋ"
"근데 잘했다.. 언니 지금 마흔이잖아? 결혼 한 번 틀어지면 만나기 진짜 힘들어.. 언니처럼 되지 말고 얼른 결정사든 뭐든 해서 가!"
"언니 근데 내가 지금 열명정도 만났거든? 근데 사시에 장애인에 대머리에 별 이상한 사람들 엄청 만났어..."
"거기는 면접 안 봐서 그런 거 아니야? 다른 면접 보는 결정사 못 간 사람들이 너 지금 다니는 데로 가니까 네가 그런 사람들 만나는 거 아니야?"
이 언니 겁나 논리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