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고싶다

나만 보고 싶어 할게 엄마는 나 잊고 사셔

by 갱년기파이터

사실 별 일도 아닌데 아이들한테 무게잡고 뭐라하고 보니 큰아이가 대화를 요청해왔다.

듣기 숙제를 안 한 건 맞지만 오늘 쪽지시험도 둘 다 잘 봤고

수학학원에서도 진도가 빨라 새 책에 들어갔다고, 알아달라고 했다.

예쁜 얼굴로 웃으며 말하니 내 꾸짖음의 당위성은 더 작아져만 갔다.

잘 하고 있는 거 정말 아는데.. 너무 기특하고 대견한 아이들이란 거 아는데

나만 또 비겁한 어른이었다.


안해도 될 말을 하면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말하면서도 '눈물이 나올 정도는 아닌데 이건 그냥 갱년기라고 생각해' 라며 말을 이었다.

잘하고 있는 아이는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했다.


조절되지 않는 눈물 때문에 제대로 된 대화도 못 하고 그냥 엄마만 보고 싶어졌다.

며칠 뒤 돌아오는 두 번째 엄마 기일에, 부쩍 엄마 생각을 하고 있긴 했다.

하필 어제 찾아낸 우리 애들 어릴 때 사진 중 둘이 같이 있는 사진이 예전 엄마집에서 찍은 거였다.

나란히 자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 몇 번이나 다시 보다가 문득 아 엄마 이불이구나 싶었다.


오늘 나는 태어나 두 번째로 패디를 받아봤고 남편과 즐겁게 볼링을 쳤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중간중간 친구들과 카톡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나눴고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눈물은 그 뒤에 숨어 있었다.

꾀병이라도 통증이 있고, 이유없이 눈물이 흘러도 마음이 아픈 법이다.

아이들 들을까 숨죽여 울으니 숨죽이는 내가 뻔뻔히도 안쓰럽다.

엄마 보고 싶다고 누구에게 말하기가 조심스러워 눈물을 그치려 글을 쓴다.


엄마,

보고 싶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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