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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탄이 누나 Jun 14. 2024

연탄이와 동거를 하게 된 아람이 2

임시보호를 하게 된 아람이는 애린원이라는 곳에서 구조된 친구이다.

애린원은 환경이 엄청 열약한 사설 유기견 보호소였다.

대충 판자로 지어진 집에 대형견들이 서너 마리가 같이 있기도 하고,

이동식 건물 안에는 수십 마리의 중소형 믹스견들이 제대로 된 식기도 없이 방치되듯 되어 있던 곳이다.

당연히 위생상태나 배식상태도 엉망이었던 곳이었다.

19년도에 애린원이 패쇄 되면서 구조한 강아지 1천여 마리 중 한 마리가 아람이다. 



아람이가 처음 우리 집에 와서 긴장한 모습이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던 아람이는 6살 추정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람의 손길은 무서워한다.

그리고 꼬리는 거의 대부분 아래로 내려가있거나,

무서워서 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아 넣고 있다.

하지만, 엄청 순하고 짖는 걸 본 적이  없다.


아람이가 평생을 애린원에서만 살다가 나온 건지,

혹은 주인이 있다가 유기견이 된 친구여서

애린원에 있었던 건지는 알 수가 없다.


현재는 임보처 한 집당 3개월가량 있다가 다른 집으로 이동하면서 지내고 있고,

우리 집이 아람이의 세 번째 임보처이다.


아람이가 우리 집에 온 지는 2주일가량 되었다.

처음에 아람이를 우리 집에 데리고 왔을 때만 해도

굉장히 울상이고 무서움에 가득 찬 표정이어서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럴까 싶어 너무 안쓰러웠다.


연탄이랑 같이 쉬는 아람이


현재는 전에보다 표정도 밝아졌고 꼬리를 흔들기도 한다.

연탄이를 나보다 더 의지하는지 산책할 때

연탄이 뒤를 쫓아다니기도 하고, 연탄이가 냄새 맡은 곳을 가서 같이 맡기도 한다.

집에서 쉴 때도 연탄이 옆에서 쉴 때가 많이 있다.

애린원에서 많은 강아지들이랑 같이 살아서 아마 사람보다는 강아지가 더 편한 것 같다.

다행히도 연탄이도 아람이를 싫어하지 않고 옆에 와 있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를 의지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산책하다가 큰소리가 나거나, 강아지가 다가오거나 할 때 무서우면 내 뒤에 와서 숨는다.

낯선 공간에 데리고 가면 나만 졸졸 쫓아다니기도 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몸은 연탄이 옆에 있어도 눈은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


사람 손길을 무서워해서

하루에 한 번은 '아람이 예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일부러 만져주고 있다.

아직 만지면 긴장을 하는 눈치지만, 계속하다가 보면 언젠가 괜찮아질 거라 믿고 계속 만져주고 있다.


지금까지 같이 있어본 아람이는 그 어느 반려견보다 착하고 순하다. 

지금껏 연탄이도 착하고 순하고 얌전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아람이 옆에 있으니 정말 철없는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아람이는 절대 저지레를 하지 않는다. 

다른 임보처에서도 그랬고, 우리 집에서도 사고를 친 적이 없다. 

집에 온 첫날부터 완벽하게 배변을 가렸고, 짖는 법도 없다. 

카페나 음식점에 가서도 얌전히 엎드려서 기다려준다. 


산책할 때도 옆에서 따라와 준다. 

털이 밍크처럼 엄청 부럽고, 보면 볼수록 귀여운 아람이다. 

단지 사람 손길을 무서워하지만, 만진다고 공격성을 보이거나 하는 게 아니고,

몸이 굳어서 가만히 있는데

이것도 아람이랑 좀 더 친해지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면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반려견이 될 준비가 된 아람이에게

하루빨리 사랑을 줄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인스타로 아람이 입양 홍보를 하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a_ram_03?igsh=MWt1Ym9temo3azhyOQ%3D%3D&utm_source=q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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