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보호를 하게 된 아람이는 애린원이라는 곳에서 구조된 친구이다.
애린원은 환경이 엄청 열약한 사설 유기견 보호소였다.
대충 판자로 지어진 집에 대형견들이 서너 마리가 같이 있기도 하고,
이동식 건물 안에는 수십 마리의 중소형 믹스견들이 제대로 된 식기도 없이 방치되듯 되어 있던 곳이다.
당연히 위생상태나 배식상태도 엉망이었던 곳이었다.
19년도에 애린원이 패쇄 되면서 구조한 강아지 1천여 마리 중 한 마리가 아람이다.
이런 곳에서 생활하던 아람이는 6살 추정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람의 손길은 무서워한다.
그리고 꼬리는 거의 대부분 아래로 내려가있거나,
무서워서 다리 사이로 꼬리를 말아 넣고 있다.
하지만, 엄청 순하고 짖는 걸 본 적이 없다.
아람이가 평생을 애린원에서만 살다가 나온 건지,
혹은 주인이 있다가 유기견이 된 친구여서
애린원에 있었던 건지는 알 수가 없다.
현재는 임보처 한 집당 3개월가량 있다가 다른 집으로 이동하면서 지내고 있고,
우리 집이 아람이의 세 번째 임보처이다.
아람이가 우리 집에 온 지는 2주일가량 되었다.
처음에 아람이를 우리 집에 데리고 왔을 때만 해도
굉장히 울상이고 무서움에 가득 찬 표정이어서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럴까 싶어 너무 안쓰러웠다.
현재는 전에보다 표정도 밝아졌고 꼬리를 흔들기도 한다.
연탄이를 나보다 더 의지하는지 산책할 때
연탄이 뒤를 쫓아다니기도 하고, 연탄이가 냄새 맡은 곳을 가서 같이 맡기도 한다.
집에서 쉴 때도 연탄이 옆에서 쉴 때가 많이 있다.
애린원에서 많은 강아지들이랑 같이 살아서 아마 사람보다는 강아지가 더 편한 것 같다.
다행히도 연탄이도 아람이를 싫어하지 않고 옆에 와 있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나를 의지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산책하다가 큰소리가 나거나, 강아지가 다가오거나 할 때 무서우면 내 뒤에 와서 숨는다.
낯선 공간에 데리고 가면 나만 졸졸 쫓아다니기도 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몸은 연탄이 옆에 있어도 눈은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
사람 손길을 무서워해서
하루에 한 번은 '아람이 예쁘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일부러 만져주고 있다.
아직 만지면 긴장을 하는 눈치지만, 계속하다가 보면 언젠가 괜찮아질 거라 믿고 계속 만져주고 있다.
지금까지 같이 있어본 아람이는 그 어느 반려견보다 착하고 순하다.
지금껏 연탄이도 착하고 순하고 얌전하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아람이 옆에 있으니 정말 철없는 초등학생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아람이는 절대 저지레를 하지 않는다.
다른 임보처에서도 그랬고, 우리 집에서도 사고를 친 적이 없다.
집에 온 첫날부터 완벽하게 배변을 가렸고, 짖는 법도 없다.
카페나 음식점에 가서도 얌전히 엎드려서 기다려준다.
산책할 때도 딱 옆에서 잘 따라와 준다.
털이 밍크처럼 엄청 부럽고, 보면 볼수록 귀여운 아람이다.
단지 사람 손길을 무서워하지만, 만진다고 공격성을 보이거나 하는 게 아니고,
몸이 굳어서 가만히 있는데
이것도 아람이랑 좀 더 친해지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면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반려견이 될 준비가 된 아람이에게
하루빨리 사랑을 줄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인스타로 아람이 입양 홍보를 하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a_ram_03?igsh=MWt1Ym9temo3azhyOQ%3D%3D&utm_source=qr